티빙 ‘술꾼 도시 여자들2′
‘술꾼 도시 여자들’(이하 ‘술도녀’)이 돌아왔다. 지난해 연말을 달궜던 ‘기승전술’ 드라마의 속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티빙의 대표 상품답게 9일 1~2화 공개 뒤 유료회원 가입자 수와 시청자 수(UV) 신기록을 경신했다.
항암 치료를 앞뒀던 요가 강사 ‘지연’(한선화)이 갑자기 사라졌다. ‘술도녀’ 삼총사인 방송작가 ‘소희’(이선빈)와 종이접기 유튜버 ‘지구’(정은지)는 땅끝 마을 막걸리집에서 ‘지연’을 찾아낸다. 친구들은 그 좋아하던 술도 끊고 세상과의 연락도 끊고, 공기 좋고 물 좋은 산 속에서 친구의 병세를 호전시키려 ‘자연인’식 요양에 힘을 합친다.
술자리 유행어 “적시자!”를 만들어낸 드라마. 다양한 폭탄주 제조 기법과 흥 넘치는 음주 장면 등 ‘움짤(움직이는 그림)’도 양산했다. 술도 술이지만, MZ세대 여성 삼총사의 연애와 일, 우정 이야기는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을 얻었다. 슬랩스틱 없이 서사와 상황만으로 자연스러운 웃음을 이끌어내는 경쾌함, 매회 빠지지 않는 명대사 등 이 시리즈의 장점도 그대로다.
다만 방송사 PD ‘북구’(최시원)가 방송작가 ‘소희’를 찾아다니는 1화 전반부는 ‘질척이지 않는 쿨함’이 이 드라마의 특징이었던 걸 생각하면 뭔가 이질적이다. 어쩌면 1~2화는 조금 긴 오프닝 느낌. ‘술도녀’ 삼총사는 2화 마지막에야 음주를 재개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술도녀’의 전설이 여기서 다시 시작된다.
클래식 ‘베토벤의 합창’
연말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시즌. 서울시향은 14일 예술의전당과 15~1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합창’을 연주한다. 음악 감독 오스모 벤스케가 낙상(落傷)하는 바람에 비행기 탑승이 불가능해지자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김선욱<사진>이 대신 지휘봉을 잡게 됐다. 김선욱은 출국을 위해 공항까지 갔다가 되돌아왔다. 서울시향은 지난해 수석 부지휘자 윌슨 응에 이어서 2년 연속 대타가 ‘합창’을 지휘하는 묘한 징크스가 생겼다. KBS교향악단(지휘 피에타리 잉키넨)도 23일 아트센터인천과 24일 예술의전당에서 ‘합창’을 들려준다.
영화 ‘더 메뉴’
‘더 메뉴’의 제작에 참여한 애덤 매케이 감독은 넷플릭스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의 연출자. 지구 멸망 위기에도 우왕좌왕하거나 제 잇속만 차리는 세태를 풍자했던 전작에 이어서 이번에는 외딴 섬의 고급 레스토랑을 무대로 삼았다. 코스 요리가 나올 적마다 끔찍한 사건들이 속출하는데, ‘돈 룩 업’처럼 극한까지 치닫는 아찔한 재미가 있다. 작위적 설정으로 볼 수도 있지만, 단일한 장소와 사건이라는 점에서는 연극적이다. 랠프 파인스, 안야 테일러 조이, 니콜라스 홀트 등 출연진이 무척 화려하다.
연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
주인공 ‘나’는 엄마가 자해를 시도한 어린 시절부터 삶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아이스크림, 물싸움, 풍선, 계절이 바뀌는 냄새, “괜찮아” 등 소확행 목록이다. 성장하면서 그 리스트는 불어나고 잊히고 재발견되기를 거듭한다. 1인극이지만 몇몇 관객은 아버지나 연인 역할로 지목돼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참여한다. ‘나’를 응원하는 마음, 어떤 소속감까지 맛볼 수 있다. ‘나’는 이창훈·김아영·정새별이 나눠 맡는다. 오경택 연출로 15~18일 LG아트센터서울 U+스테이지.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오페라의 유령’ ‘캣츠’의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이름을 알린 첫 작품.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을 때까지 예수의 마지막 일주일을 파격적인 록 음악으로 들려준다. 예수가 신과 인간의 면모를 동시에 보여주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기도로 출발해 의심과 공포, 분노를 지나 록 샤우팅이 되는 ‘겟세마네’는 다시 들어도 명곡이다. 이번 공연에선 무대와 연출을 대폭 수정했다. 마이클 리와 임태경이 예수를, 한지상·윤형렬·백형훈·서은광이 유다를 나눠 맡는다. 내년 1월 15일까지 광림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