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아이브(IVE) 포토카드 어디서 살 수 있어요? 늙은 엄마는 너무 힘드네요….”
최근 학부모들이 자주 모이는 온라인 맘카페에 단골처럼 등장하는 하소연들이다. 걸그룹 아이브가 10대들에게 끈 폭발적인 인기 때문. 2021년 12월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이들이 세운 기록은 1년짜리 신인이란 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음악방송 37관왕, 국내외 가요상 트로피만 37개를 거머쥐었다. 데뷔곡 ‘일레븐’에 이어 ‘러브 다이브’, ‘애프터 라이크’까지 싱글 음반 세 개를 연달아 히트시켰고, 누적 판매량 300만장을 기록했다.
가을(21)·안유진(20)·장원영(20)·레이(19)·리즈(19)·이서(16) 등 가장 나이 많은 멤버조차 이제 막 20대에 접어든 까닭에 이들을 귀여워하는 ‘이모팬’과 같은 또래를 선망하는 10대 팬들의 학부모가 주요 구매층으로 꼽혔다.
이른바 ‘가요계 초통령(초등학생+대통령)’으로 떠오른 이들이 10일 또다시 전국의 학부모를 긴장시키는 강력한 무기를 들고 돌아왔다. 데뷔 이래 첫 정규 1집 ‘아이브 아이브(I’ve IVE)’를 낸 것. 이번 정규 1집 온라인 선(先)구매가 진행된 음반판매 사이트 알라딘에선 가장 많은 구매 연령대가 30~40대 여성(10일 기준·41.9%)으로 기록됐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난 아이브 멤버들은 “첫 정규 앨범인 만큼 굉장히 설렌다”고 했다.
아이브의 큰 인기 요인 중 하나로는 ‘나르시시즘(자기애)’ 넘치는 가사들이 꼽힌다. ‘내 장점이 뭔지 알아? 솔직한 거야!’(애프터 라이크)와 같은 가사로 솔직하고 당당한 자기 표현을 지향하는 요즘 10대의 선망을 저격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첫 정규 1집 신곡 11곡 역시 자기애를 듬뿍 담았다. 유진은 “(1집에는) 아이브 하면 떠오르는 단단함과 자기애를 기반으로 상승과 하강이 두렵지 않고 그마저도 즐기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했다. 원영은 “자신을 사랑한다는 (우리의) 메시지가 초등학생 분들에게도 닿았던 것 같다”며 “타이틀곡 아이엠(I AM)도 내가 가는 길에 확신을 가지라는 주체적인 삶의 태도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곡”이라고 했다. 지난 27일 선공개한 수록곡 키치(Kitsch)도 시작 가사부터 ‘우린 달라/특별한 게 좋아’라며 개성을 강조했고, 공개 당일 음원 플랫폼 멜론의 일간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최근 아이브는 소속사 스타쉽엔터의 모회사 카카오엔터가 대형 음반기획사 SM을 인수하고, 세계 3대 음반사인 소니뮤직 산하 컬럼비아 레코드와 파트너십을 맺어 주목받았다. 향후 아이브의 해외 진출 활동을 대폭 확대하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브는 특히 이번 정규 1집을 통해 북미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소니뮤직이 이들의 글로벌 음원 유통과 북미 현지 홍보 등을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