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의 쿨톤’ 박지현, ‘복숭아 트롯’ 진해성, ‘국민 3대 미소’ 나상도….
이 남자가 아니었다면 ‘미스터트롯2′ 출연진에 이런 애칭이 붙을 수 있었을까. 마치 ‘일타강사’(학원가 과목별 1위 강사)처럼 지원자들 특징을 콕 짚어 내는 그의 진단에 시청자들은 어느새 ‘아!’ 하고 무릎을 치게 된다. 박지현은 시원한 외모와 가창력을 가졌다고 해서, 진해성은 입술이 복숭아 같다고 해서 붙였단다.
주인공은 TV조선 ‘미스/미스터트롯’ 시리즈의 공식 흥(興) 마스터인 MC 붐(41·본명 이민호)이다. 이 남자에게 일단 애칭을 점지받은 출연진은 그날로 인기가 치솟으며, 온라인 인기 투표 상위권으로 직행한다. 실제로 그가 별명을 붙였던 출연자들은 줄줄이 미스터트롯2 톱7으로 직행했다. ‘미스터트롯’의 스타감별사란 별명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그가 ‘찍었던’ 이들과 함께 미스터트롯2 스핀오프 ‘미스터로또’를 촬영 중인 MC 붐을 최근 인천 녹화장에서 만났다. “박지현씨는 가창력에 안무, 의상까지 ‘시원함’ 3박자가 완벽히 맞아들었다 생각했고요. 진해성씨는 노래 부르는 입술이 복숭아처럼 소담스러워 저도 보면서 입덕(특정 연예인을 좋아함)하게 된 경우입니다. 나상도씨는 이전의 무거운 짐은 내리고 밝은 분위기 노래로 승부해 좋은 결과를 얻더군요. 자기에게 딱 맞는 옷을 골라준 것 같을 때의 그 희열이란!”
자칭 타칭 ‘퍼포먼스 협회장’으로 불리며 주로 움직임에 대해 조언했던 그가 이젠 경연에서 마치 작가나 카피라이터 같은 역할까지 해낸다. 그 스스로는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라 겸손하게 말했지만 붐이 방송에서 채워넣은 그림과 오디오를 따져보면 ‘PD들이 가장 선호하는 MC’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를 알게 된다.
그랬던 그가 스스로에게 애칭을 붙였으니, 바로 ‘조선의 남자’! 미스터트롯2 준결승 신곡 미션에서 최수호가 부른 경연곡 ‘조선의 남자’에서 착안했다. MC 붐은 당시 “제 노래인 것 같다”며 “(TV조선 프로그램) ‘뽕숭아학당’ ‘사랑의 콜센타’ ‘화요일은 밤이 좋아’까지 찬란한 내일을 위해 꿈을 꾸는 조선의 남자다. 감동해서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 덕분에 시청자들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졌을 신곡을 붐 자신을 위한 ‘인생 찬가’로 만들어 버렸다.
그는 지난 5월 초 새 단장한 TV조선 주요 예능 프로그램 메인 MC를 맡으며 확실한 ‘조선의 남자’임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장민호와 1년 반째 진행하고 있는 화요일 장수 예능 ‘화요일은 밤이 좋아’에 이어, 미스터트롯2 톱7 스핀오프 두 프로그램의 MC로 낙점된 것. 수요일엔 마스터 장윤정과 함께 ‘트랄랄라 브라더스’, 목요일엔 MC 김성주와 ‘미스터로또’에서 활약한다. “수요일엔 멤버들이 스튜디오에서 주로 게임을 하며 매력 발산 하기 때문에 마치 ‘키즈카페’ 사장이 된 느낌이에요. 보기만 해도 흐뭇하달까. 목요일엔 톱7과 대항하는 황금기사단 편을 맡았기에 다시 경연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리즈를 거듭하며 그도 진화했다. 과거 그의 에너지 중심에는 ‘엉덩이’가 있었다. 마스터석에선 한없이 가벼운 엉덩이, 일명 ‘무중력 엉덩이’로 흥을 돋우며 지원자들을 응원했다. 과장된 동작을 보여주기 위해 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이른바 ‘고관절 댄스’는 이제 붐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땅에 발 디딜 틈도 없어 보이지만 그에게 자신의 하루를 평가하는 철칙이 있으니, 바로 뜨거워진 엉덩이다.
마이크를 종일 차고 다녀 엉덩이가 벌겋게 달궈진 걸 확인하고 나서야 “오늘 열심히 일했네. 대만족”이라 외치며 잠에 푹 빠진다고. 그랬던 그가 이번 미스터트롯2 이후 또 바뀌었다. “이젠 코드를 뽑아야 돼요.” 엉덩이의 힘 정도로는 ‘트롯 브라더스’의 에너지를 능가하지 못한다는 이야기. “집에 오면 코드 뽑듯 그대로 기절해야 ‘일 좀 했구나’ 하고 개운해져요.”
‘조선의 남자’라는 애칭을 얻었지만, 그가 바라는 건 또 있다. 자신의 유행어인 ‘읏짜’ 같은 남자. 음악이든 게임이든 그가 무언가를 시작할 때 추임새로 쓰는 단어다. 분위기에 따라 ‘읏짜’ ‘으읏쫘아’ ‘읏짜아’ 등으로 변용되어 쓰인다. 그의 유행어를 따라하다 순산했다는 팬도 있다. “사실 작은아버지가 제사상 들 때 쓰던 ‘어이차’에서 따온 거예요. 별거 아닌 것 같은데 그 단어를 말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더라고요. 조선의 남자, 읏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