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진의 입대일인 지난 2022년 12월 13일 경기도 연천군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 앞에 진의 팬이 그의 사진을 들고 기다리고 있다. 2022.12.13/뉴스1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을 맞은 올해, BTS 멤버들의 이른바 ‘군백기’(군복무에 따른 공백기)가 시작되면서 ‘BTS 이후’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전문가들 사이에 “포스트 BTS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음은 사실이다.

빌보드 메인 음반 차트 ‘빌보드200′과 메인 송 차트 ‘핫100′에 오른 국내 가수는 BTS 데뷔 당시만 해도 3팀·2팀에 그쳤지만, 올해는 26팀·10팀까지 늘었다. BTS 말고도 ‘빌보드200′ 1위를 기록한 팀들도 나왔다. 하지만 미국 내 음원 재생 수 등을 종합해 현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히트곡을 뽑는 핫100 1위 곡은 여전히 BTS만 갖고 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올해 초 “BTS가 (군대에서) 돌아와도 지금의 K팝 하향 지표(하향하는 추세)는 극복 못 할 것”이라고 한 것도 이런 비관론을 대표한다.

하지만 “BTS가 터놓은 길을 따라 K팝이 계속 성장할 것”이란 낙관론을 받쳐주는 사례는 계속 나오고 있다. BTS의 K팝 초동 판매량 신기록(400만장)을 깬 세븐틴, 스트레이키즈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BTS가 깔아 놓은 K팝 진출 ‘파이프 라인’을 타고 후배 그룹들이 나가고 있는 것. 가수 싸이도 “BTS, 블랙핑크 등 후배들은 곡만 뜬 나보다 더 대단한 사람들”이라며 K팝의 미래를 밝게 점쳤다. K팝이 양적으로 증가하면서, 그래미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AMA(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는 지난해 K팝 장르를 위한 시상 부문을 별도로 만들었다.

임진모 평론가는 “BTS가 넓혀 놓은 K팝 활동 무대가 다른 그룹들의 한류 진출을 수월하게 만든 건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흥행 이후 BTS가 빌보드 1위에 오르기까지 6년이나 배고픈 기간이 필요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BTS 효과를 잘 이어가는 것이 다음 K팝 세대의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