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을 맞은 올해, BTS 멤버들의 이른바 ‘군백기’(군복무에 따른 공백기)가 시작되면서 ‘BTS 이후’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전문가들 사이에 “포스트 BTS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음은 사실이다.
빌보드 메인 음반 차트 ‘빌보드200′과 메인 송 차트 ‘핫100′에 오른 국내 가수는 BTS 데뷔 당시만 해도 3팀·2팀에 그쳤지만, 올해는 26팀·10팀까지 늘었다. BTS 말고도 ‘빌보드200′ 1위를 기록한 팀들도 나왔다. 하지만 미국 내 음원 재생 수 등을 종합해 현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히트곡을 뽑는 핫100 1위 곡은 여전히 BTS만 갖고 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올해 초 “BTS가 (군대에서) 돌아와도 지금의 K팝 하향 지표(하향하는 추세)는 극복 못 할 것”이라고 한 것도 이런 비관론을 대표한다.
하지만 “BTS가 터놓은 길을 따라 K팝이 계속 성장할 것”이란 낙관론을 받쳐주는 사례는 계속 나오고 있다. BTS의 K팝 초동 판매량 신기록(400만장)을 깬 세븐틴, 스트레이키즈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BTS가 깔아 놓은 K팝 진출 ‘파이프 라인’을 타고 후배 그룹들이 나가고 있는 것. 가수 싸이도 “BTS, 블랙핑크 등 후배들은 곡만 뜬 나보다 더 대단한 사람들”이라며 K팝의 미래를 밝게 점쳤다. K팝이 양적으로 증가하면서, 그래미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AMA(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는 지난해 K팝 장르를 위한 시상 부문을 별도로 만들었다.
임진모 평론가는 “BTS가 넓혀 놓은 K팝 활동 무대가 다른 그룹들의 한류 진출을 수월하게 만든 건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흥행 이후 BTS가 빌보드 1위에 오르기까지 6년이나 배고픈 기간이 필요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BTS 효과를 잘 이어가는 것이 다음 K팝 세대의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