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개들’에서 복서로 출연하는 우도환은 “몸은 거짓말을 안하기에, 복서의 몸을 만드는데 가장 중점을 뒀다”고 했다. /넷플릭스

복싱의 전설 메이웨더와 파퀴아오가 한 팀을 이뤄 조폭과 싸우면 어떻게 될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8부작 ‘사냥개들’은 복싱을 보면서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상상을 현실로 구현해내는 드라마다. 사람 목숨보다 돈이 먼저인 사채업계에 무모하지만 정의롭고, 돈은 없지만 주먹만은 살아있는 두 청년 복서가 뛰어든다.

청년들의 분투기는 언제나 응원하고 싶지만, 특히 그 청년이 “착한 건 자신 있다”는 복싱 대회 신인왕(김건우)일 때, 어려움에 처한 친구 어머니를 위해 전심을 다하는 ‘해병대 출신 복서’(홍우진)일 때, 그 마음은 배가 된다. 현실에서 그렇게 사는 어른이 많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홍우진 역을 연기한 배우 이상이는 액션을 할 때 좀 더 멋있는 합을 위해 왼손잡이로 쓰는 손을 바꿔 연기했다. /넷플릭스

각각 인파이터형 복서 김건우와 아웃복서 홍우진으로 분한 배우 우도환과 이상이는 복서 그 자체. 자신의 전작 ‘청년 경찰’에서 브로맨스를 제대로 보여준 김주환 감독은 이번 시리즈에서도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를 제대로 터뜨린다. 두 배우는 대부분 액션 신을 CG와 대역 없이 소화했다.

제작 발표회에서 우도환은 “10대 때 취미로 권투를 했고, 항상 복싱이 특기라고 쓰고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고 했다. “이번에 제대로 하려니 정말 어렵더라. 액션뿐 아니라 몸도 권투선수처럼 만들고자 했다.”

김주환 감독은 "허준호 선배님은 무엇보다 현장에서 뵙고 싶은 팬심이 컸다"며 "최사장의 호랑이 같은 카리스마와 부처님 같은 현인의 모습을 가진 배우는 허준호 선배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선과 악이 분명한 스토리라인은 진부하지만, 8부작이란 짧은 드라마에선 장점이 되기도 한다. 배우 허준호와 박성웅이 각각 선악 구도의 정점에 섰는데, 둘 다 존재감이 확실하다. 허준호는 이번에도 ‘믿고 보는 배우’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악역을 자처했단 박성웅은 영화 ‘신세계’ 이상의 악랄함을 보여준다.

박성웅은 “어차피 나는 가만히만 있어도 다들 악하게 생겼다고 한다”며 “여태껏 해온 악역과 다른 악역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넷플릭스

다만 배우 김새론이 음주 운전 사고로 극 후반부 촬영을 앞두고 하차하면서, 전체적인 완성도는 아쉽게 됐다. 김주환 감독은 “많은 사람이 수만 시간 들여 작품을 만들었기에, 김새론 분량을 최소화하면서 완성도를 높이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실제 연출과 각본을 맡은 김 감독은 김새론의 음주 운전 소식을 듣고 전체 제작 과정을 한달 간 올 스톱한 뒤, 80쪽 이상의 분량을 다시 썼다.

결말은 바뀌었지만, 1~6화에선 ‘이 정도가 최소화라면 원래는 어땠을까’ 싶게 김새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그러다 보니, 김새론 하차 후의 7~8회는 갑자기 끼어든 엉뚱한 이야기와 캐릭터로 방향을 잃은 느낌이다. 한 사람의 책임감 없는 행동이 다시금 원망스러워지는, 어쩔 수 없이 김새론이 하차 안 했다면 어땠을까를 계속 상상하게 되는 후반부다.

13일 기준 플릭스 패트롤 집계 글로벌 TV 시리즈 부문 2위,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