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신임 KBS 사장이 14일 KBS 뉴스9의 ‘검언유착’ 보도와 ‘오세훈 시장 생태탕’ 보도 등 지난 정부에서 공정성을 훼손한 보도들에 대해 사과했다. 또 사장과 임원 임금 30%를 삭감키로 하는 등 경영 혁신 방안을 내놓았다. KBS 고위 간부를 지낸 한 인사는 “사장이 취임 직후 전 정부 시절의 불공정 보도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문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습니다‘를 통해 “KBS 뉴스는 지난 몇 년간 불공정 편파 보도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면서 “공정성을 훼손해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것에 유감을 표하며 국민 여러분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불공정 보도 사례로 ▲2019년 윤지오씨의 뉴스9 출연 허위 주장 ▲2020년 ‘검언유착’ 보도 ▲2021년 ‘오세훈 시장 생태탕’ 집중 보도 ▲작년 대통령 선거 직전 김만배 녹취록 보도 등 4가지를 꼽았다. 박 사장은 “대표 프로그램인 KBS 9시 뉴스는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보도로 하루 만에 사과했고, 고(故) 장자연씨 사망과 관련해 후원금 사기 혐의를 받아 해외로 도피한 윤지오씨를 출연시켜 허위 주장을 펼치도록 했다”고 했다. 이어 “2021년 4월 재보궐 지방선거 직전 이른바 오세훈 시장 생태탕 의혹을 집중적으로 보도해 단시간에 진실 규명이 어려운 내용을 선거 직전에 집중 보도함으로써 선거판에 영향을 끼쳤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2022년 대통령 선거 직전에 결국 조작된 내용으로 드러난 김만배의 녹취를 보도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들 보도는 KBS 구성원조차도 기억하고, 각종 경영 평가나 외부에서도 지적을 받는 보도”라며 “앞으로 KBS는 속보 경쟁을 지양하고, 정정 보도는 뉴스 첫머리에 보도하겠다”고 했다.
KBS는 작년 118억원에 이어, 올해 1분기에만 42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수신료 분리 징수로 추가적인 수입 감소도 예상된다. 박 사장은 “(KBS는) 국민의 신뢰 상실로 수신료 분리 징수를 하게 됐다”며 “기존 경영 방식으론 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없는 만큼 저 자신과 임원들은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임금 30%를 삭감하겠다”고 했다. 또 “명예 퇴직을 확대 실시해 역삼각형의 비효율적 인력 구조를 개선하고, 그럼에도 인력 운용의 효율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구조 조정도 검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