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량' 스틸컷. /빅스톤픽쳐스

안녕하세요. 조선일보 문화부 백수진 기자입니다. ‘그 영화 어때’ 31번째 레터는 이순신 해전 3부작의 피날레,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입니다. 12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시사회엔 감독과 12명의 주조연 배우가 우르르 참석해 간담회마저 블록버스터급으로 진행됐는데요. 아마 많은 분이 궁금해하실 것 같아 짧은 감상을 레터로 공유해 드리려고 합니다.

‘노량’은 전작인 ‘한산:용의 출현’(2022)보단 ‘명량’(2014)에 더 가깝습니다. 감정을 덜어내고 치밀한 지략 싸움을 그렸던 ‘한산: 용의 출현’과 달리 ‘노량’에선 아들을 잃은 아버지 이순신의 슬픔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합니다. ‘명량’을 재밌게 보신 분께는 추천, ‘명량’을 보고 아쉬웠다면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영화 '노량' 스틸컷. /빅스톤픽쳐스

제 개인적인 감상은 후자였습니다. 비장한 음악과 슬픈 회상, 환영들이 이어지며 ‘감정의 쓰나미’가 몰아치다 보니, 상대적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장군으로서의 고민이나 갈등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역사를 알고 있으니 알아서 각자 이순신 장군의 속마음을 짐작할 뿐입니다.

10년간 이어온 이순신 시리즈의 마침표이다 보니 영혼까지 끌어모아 비장한 장면들을 만들려 한 것 같습니다. 클라이맥스로 갈수록 ‘이래도 안 슬퍼?’ 멱살을 쥐고 흔드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그럴수록 눈물은 쏙 들어갔습니다.

영화 '노량' 스틸컷. /빅스톤픽쳐스

하지만 우리가 ‘노량’에 바라는 건 이순신의 고뇌보단 왜구를 격파하는 압도적인 해전 장면 아니겠습니까. 해상 전투 장면만큼은 흡족하실 만합니다. 2시간 반 상영시간 중 1시간 40분이 해전 씬입니다. 송희립 역을 맡은 최덕문 배우는 간담회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대사가 ‘발포하라!’’포격하라!’’화살을 퍼부어라!’고 하더군요. 그만큼 1000여척의 배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화살과 포탄을 퍼붓고, 병사들이 선상에 올라타 박진감 넘치는 백병전을 펼칩니다.

실제 노량 해전도 동아시아 역사에 손꼽힐 만한 대규모 해전이었다고 합니다. 김윤석 배우는 “‘노량’은 한국 VFX(특수효과)의 신기원을 이뤘다. 이 자료들이 앞으로 또 다른 영화에서도 어마어마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자부했습니다. ‘노량’을 보시러 가신다면 아이맥스관에서 큰 화면으로 관람하실 때 웅장한 해전 장면을 더 시원하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 자세한 리뷰는 아래 기사에 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웅의 헌신, 압도적 스케일… 명량에 빠졌다면 노량에도 빠진다]

그 영화 어때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