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와 간페키데 규쿄쿠노 아이도루(君は完璧で究極のアイドル·너는 완벽한 궁극의 아이돌)!”
지난달 31일 오후 11시(현지 시각) 일본 최대 새해맞이 방송 ‘NHK 74회 홍백가합전’에선 일본 그룹 ‘요아소비’의 곡 ‘아이돌’ 무대가 눈길을 끌었다. 화면에 비친 무대 앞줄을 뉴진스, 스트레이키즈, 세븐틴 등 K팝 그룹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노기자카46, BEFIRST 등 J팝 그룹은 뒷줄에 자리했다. 일본 네티즌 사이에서 “홍백가합전이 K팝에 장악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NHK홍백가합전은 ‘일본 대중음악계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현지 최고 권위 새해맞이 방송. 출연진이 매해 마지막 날 홍팀과 백팀으로 나눠 무대를 겨룬다. 출연 명단에 오르는 것 자체가 ‘당해 최고 인기 가수’란 영광처럼 여겨진다.
이번에는 ‘역대 최다 K팝 관련 그룹’이 출연했다. 르세라핌, 트와이스 유닛 멤버 미사모, 스트레이키즈, 세븐틴, 뉴진스, 전 멤버가 일본인이지만 한국 기획사 JYP 소속인 니쥬, CJ ENM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JO1까지 총 7팀이 이름을 올렸다. 뉴진스는 일본 공식 데뷔 전인데도 영국 록 그룹 ‘퀸’과 함께 특별 초청가수로 출연했다. 일간 SPA! 등 일본 현지 언론들은 “일본 데뷔 음반 한 장 내지 않은 그룹의 홍백전 출연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했다.
반면 “매년 홍백가합전 시청률에 기여한다”는 평을 받던 ‘자니즈’ 소속 그룹은 최종 출연진 44팀에 단 한 팀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들은 “1979년 이래 44년 만의 자니즈 출연 제로”라며 “최근 불거졌던 자니즈 수장 고 자니 키타의 성착취 문제에 대한 해외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부에선 “홍백가합전이 시청률 하락 구원 투수로 K팝을 사용 중”이란 분석도 나온다. 1960~1970년대 70~80%대에 이르렀던 홍백가합전 시청률은 2021년 역대 최저 시청률(34.3%)을 기록했다. K팝 7팀이 나왔지만 이번 홍백가합전 시청률은 31.9%로 더 떨어졌다. 일본 현지 네티즌 사이에선 “그나마 K팝 팀이 대거 나온 요아소비 무대 영상이 X(구 트위터) 글로벌 트렌드 검색 2위에 오르며 선방했다”는 반응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