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최근 일본 도쿄돔 공연을 성료한 미국 팝 슈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내한 공연이 이루어지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현대카드는 유명 팝스타들의 내한 공연을 주최하는 ‘슈퍼콘서트 시리즈’를 열어오고 있다.
정 부회장은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스위프트의 ‘디 에라스 투어’ 도쿄돔 공연 영상을 올렸다. 그는 “잘 섭외해서 ‘헬로 서울’이라는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여기에 와서 ‘헬로 도쿄’라는 말을 듣는다”고 했다. 앞서 정 부회장이 섭외한 가수들은 콜드플레이, 폴 매카트니, 비욘세, 퀸, 레이디 가가, 스티비 원더, 브루노 마스 등이었다.
정 부회장은 “각국 정부들까지 관심을 보인 섭외 각축전에 우리는 대형 공연장이 없어서 말도 꺼내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스위프트가 공연을 여는 도시마다 막대한 경제적 효과가 발생해 ‘스위프트노믹스’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공연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도쿄돔 이곳저곳을 둘러본 사진도 게재했다.
정 부회장은 “한곡, 한곡 다른 무대 세팅을 선보이는 공연이어서 수많은 인원들이 분주하게 뛰어다닌다”며 “무대 좌우에 두 개의 밴드를 배치해 좌우 미러 이미지를 만든 무대도 처음 본다”고 했다.
스위프트는 지난해부터 ‘디 에라스 투어’를 돌고 있다. 북미·남미 투어 60회 만으로 매출 10억 달러(약 1조3365억원)를 기록하며 전 세계 대중음악 콘서트 투어 사상 최고 매출을 올렸다. 스위프트는 지난 7~10일 도쿄 공연 4번을 치렀고, 다음 달 싱가포르 공연 3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공연지로 선정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국내 대형 공연장 부족 문제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까지 27차례 진행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중 매카트니, 콜드플레이, 브루노 마스 등의 공연은 5만석 규모의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렸다. 그러나 이곳의 리모델링 공사가 2026년까지 이어질 예정이어서 한동안 국내에선 대형 콘서트를 주최하기 힘들 전망이다.
고척스카이돔 콘서트 관련 최대 수용 인원은 3만명이다.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수용 인원은 5만명이긴 하지만, 축구 경기를 위한 잔디 관리 문제로 인해 대관이 쉽지 않다.
스위프트는 2011년 2월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옛 체조경기장)에서 단 한 차례 내한 공연했다. 그의 이번 도쿄돔 공연으로 창출된 경제효과는 341억엔(약 3035억원)에 달한다고 재팬타임즈는 전했다. 2023년 3월 시작된 ‘디 에라스 투어’는 올해 12월까지 이어진다. 최종 공연 수입은 2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