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활로를 모색했던 서울 대학로 ‘학전 소극장’이 결국 3월 15일 창립 33주년 기념일에 문을 닫는다. 22일 학전은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어린이와 청소년, 신진 음악인을 위한 김민기 학전 대표의 뜻을 잇되, 학전의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인 공간으로 운영해 나가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민기 대표가 학전 운영에서 물러나는 이상 다른 단체가 같은 공간에서 극장을 운영해도 ‘학전’ 이름을 쓰거나 계승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날 김민기 대표는 학전을 떠나는 마지막 인사로 “모두 다 그저 감사하다. 고맙습니다”란 말을 남겼다.
1991년 가수 김민기가 설립한 학전은 대중음악, 연극, 영화계를 아우르는 인재를 배출하며 ‘대중문화계 배움의 밭’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경영난과 김민기 대표의 암 투병 소식으로 폐관 위기를 맞았다. 이에 지난 12월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원 사업으로 학전 공간을 재정비해 정체성을 계승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학전은 폐관을 택했다. 학전 운영에 참여해 온 가수 박학기씨는 “타인 손에 맡겨서는 학전의 정신이 계속 이어지긴 어려울 거란 김민기 대표의 고심이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