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공동 페스티벌을 여는 첼리스트 쓰쓰미 쓰요시(왼쪽)와 양성원. /롯데콘서트홀

첼리스트 쓰쓰미 쓰요시(堤剛·81)는 도쿄 산토리홀 대표를 맡고 있는 일본 첼로의 대부. 냉전 시절인 1963년 동구권이었던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카살스 콩쿠르(우승)와 서유럽의 독일 뮌헨 ARD 콩쿠르(1위 없는 공동 2위)에서 같은 해 동시 입상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팔순의 나이에도 산토리홀에서 자축(自祝) 연주회를 열었던 왕성한 현역이다.

쓰쓰미가 1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내한 간담회를 가졌다. 오는 7월 산토리홀과 롯데콘서트홀에서 한일(韓日) 공동으로 열리는 ‘첼리스트 야노스 슈타커(1924~2013) 탄생 100주년 기념 페스티벌’을 알리기 위해서다. 헝가리 출신의 슈타커는 평생 150여 장의 음반을 남긴 명첼리스트로, 특히 인디애나대 음대에서 숱한 제자를 길러낸 스승으로 유명하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일본의 쓰쓰미와 한국 첼리스트 양성원(57) 연세대 교수는 모두 슈타커를 사사한 동학(同學)이다. 쓰쓰미는 1960년대, 양 교수는 1980년대 슈타커와 공부하기 시작한 ‘20년 선후배’ 사이다. 양 교수는 “슈타커 선생님께서는 열네 살 때부터 첫 제자를 가르치기 시작해서 89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70여 년간 후학을 길러 냈던 명스승”이라고 기억했다. 쓰쓰미는 “평소 슈타커 선생님께서는 ‘연주와 교육은 자동차의 두 바퀴와 같아서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앞으로 나갈 수 없다’고 비유하셨다. 그렇기에 언제나 바쁜 일정을 쪼개서 교육에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고 기억했다.

한일 양국에서 페스티벌이 열리는 방식이 독특하다. 7월 3~5일에는 롯데콘서트홀, 5~7일에는 산토리홀에서 ‘이어달리기’ 방식으로 개최된다. 슈타커 생일인 7월 5일 당일에는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음악회가 열린다. 전 세계의 ‘슈타커 사단’이 한일 양국에 집결해서 첼로의 거장을 기리는 셈이다. 특히 ‘첼로의 구약성서’로 불리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6곡)은 한국(7월 3일)과 일본(7월 7일)에서 첼리스트 6명이 한 곡씩 나눠서 연주한다. 쓰쓰미는 “지금처럼 한국이 음악 최강국이 되기 이전인 1960년대부터 슈타커는 한국을 꾸준하게 방문하고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한국 음악계의 저력과 밝은 미래를 내다볼 만큼 빼어난 직감과 안목을 지니고 있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현재 ‘슈타커 사단’은 제자의 제자의 제자까지 3세대까지 활동하는데 이들이 모두 참여한다. 한일 두 도시의 상징적인 홀에서 축제가 열린다는 사실에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