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 /연합뉴스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이 세계 최정상 4개 악단과의 합동 공연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가운데, 티켓 판매사는 환불 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고 밝혔다.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슈퍼클래식) 공연 티켓을 단독 판매하는 멜론은 21일 홈페이지에 변경된 예매 공지 사항을 올렸다.

공지에 따르면, 해당 공연의 예매를 취소하는 경우 수수료는 전액 면제된다. 환불 정책 변경 이전에 예매를 취소한 관객에게도 개별 공지 후 수수료를 전액 환불할 예정이다.

멜론 측은 “예매 취소를 원하는 분에 한해 취소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며 “직접 예매 취소 시 취소 수수료가 부과되니 반드시 고객센터를 통해 문의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본 공연 취소 관련해 유선 연결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빠른 처리를 위해 ‘1:1 문의하기’를 이용해 달라”며 “접수 시 반드시 예매 번호, 멜론 티켓 ID, 취소할 좌석 정보, 환불받을 계좌 정보를 기재해 달라”고 했다.

결제 수단에 따라 최종 환불까지는 3~15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멜론 측은 설명했다.

김호중이 메인 게스트로 출연하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 포스터. /멜론

해당 공연은 오는 23~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빈필하모닉, 베를린필하모닉 등 세계 최정상 악단의 현역 단원들이 참여하는 이 공연에 김호중은 메인 게스트로 출연해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폴리나와 함께 공연한다. 예매 시작과 함께 양일 공연 2만석이 모두 매진됐다.

그러나 지난 9일 오후 김호중이 뺑소니 혐의로 입건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공연 취소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관람 일주일 전 예매를 취소하면 티켓 금액의 10%, 3일 전까지는 20%, 하루 전 취소하면 30%의 취소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주최 측이 콘서트를 취소하면 예매자가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다.

이에 “돈벌이에 눈이 멀었다” “양심이 있으면 공연을 취소하라” 같은 비판이 쏟아지자 주최 측이 취소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티켓 가격이 15만~23만원인 ‘슈퍼 클래식’은 티켓 매출만 4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환불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앞서 공연 주최사인 KBS는 주관사 두미르에 출연자 교체를 요구했다. 하지만 두미르는 촉박한 일정과 거액의 환불금·위약금 문제 등으로 출연자 교체가 힘들다며 KBS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KBS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KBS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성실한 의무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을 공연 주최사 측에 최고했으나 답변이 없기에, 주최 명칭 사용 계약을 해지하고 주최 명칭 및 로고 사용 금지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김호중의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 연출을 계약한 SBS미디어넷 역시 지난 19일까지 열린 창원 콘서트까지만 참여하고, 오는 6월 1~2일 진행되는 김천 콘서트에는 불참하기로 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김호중은 사고 후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호텔에 머물다 음주 측정이 사실상 불가능한 사고 17시간 뒤에야 경찰에 출석했다. 사고 당시 음주운전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김호중 소속사는 “술잔에 입만 댔다”며 부인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김호중이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가 나오고, 경찰이 구속 영장 청구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김호중은 19일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