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밤낚시’에서 배우 손석구가 차를 몰고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 13분짜리 단편 영화로 모든 장면을 차량 카메라로 찍은 듯 연출했다. /스태넘·현대자동차

상영 시간 10여 분, 단돈 1000원에 볼 수 있는 영화가 극장에 걸린다. 27일 CGV는 손석구 주연의 단편 영화 ‘밤낚시’를 다음 달 14일부터 극장에 선보인다고 밝혔다. 영화제나 기획전에서 단편 영화 여러 편을 묶어 상영한 적은 있지만, 10분 남짓한 단편 영화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받아 정식 개봉하는 건 국내 최초다.

‘밤낚시’의 상영 시간은 12분 59초. 숏폼 영상을 선호하는 요즘 관객의 수요에 맞춰, 짧은 시간에 과자를 먹듯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스낵 무비’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CGV 측은 “‘시성비(시간 대비 효율)’를 중요시하는 요즘 관객 성향을 고려했다”면서 “최근 30분~1시간 분량의 아이돌 콘텐츠를 상영했을 때도 호응을 얻어서 숏폼 수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영화 '밤낚시' 포스터. /스태넘·현대자동차

‘밤낚시’는 어두운 밤 전기차 충전소에서 미스터리한 사건이 벌어지는 스릴러 영화다. 2013년 한국인 최초로 칸 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문병곤 감독의 신작. 손석구가 설립한 1인 기획사 스태넘과 현대자동차가 제작했고, 손석구가 주연·공동 제작을 맡았다. 27일 공개된 예고편엔 손석구가 어둠 속에서 낚싯대를 들고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낚으려고 원맨쇼를 펼치는 장면이 담겼다.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을 보는 듯, 자동차에 달린 전·후방 및 좌우 측방 카메라만을 활용한 촬영 기법도 독특하다.

다음 달 14~16일, 21~23일 전국 CGV 15곳에서 1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CGV 측은 “6일간 상영 후 고객 반응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시작으로 다양한 상영 시간 및 장르의 영화를 선보이며, 콘텐츠 다양성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