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록담(이정), 이지훈, 박광현, 춘길…, 돌아서려다 ‘또’, 돌아서려면 ‘또’, 그러다 ‘어?’, 다시 ‘엇?’하게 귀를 잡고 손을 잡는 회차였다. 30일 방송된 TV조선 ‘미스터트롯3’ 6회는 트로트로 ‘인생 2막’을 펼쳐내는 40대 도전자들의 투혼이 빛났다. 마스터들은 물론 객석을 찾은 관객들까지 이들의 고속 성장에 놀라는 모습이었다. 이날 방송은 시청률 13.1%(닐슨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이날 동시간대 방송된 지상파·종편·케이블 포함 전 채널 1위는 물론 목요 예능 전체 1위 기록을 이어 갔다. 또 설 연휴 방송된 전 채널 모든 예능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고 시청률은 14.7%까지 올랐다.
천록담이라는 이름보다 아직은 가수 이정이 입에 익은 천록담은 진성의 ‘님의 등불’을 선곡해 ‘미스터트롯’ 시리즈 3번째 도전자인 현역가수 임찬을 상대로 마스터 예심에서의 혹평을 딛고 영탁 마스터로부터 “트롯신이 오신 것 같다. 큰 분이 오신 것 같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과거 R&B 가수로도 활동했던 영탁은 과거 이정의 열렬한 팬이었다고 밝힐 정도로 이정의 창법에 대해 열심히 배우고 익히며 팬심을 보여왔던 마스터. 그는 이번 천록담으로 변신한 이정의 모습에 누구보다도 더 먼저 박수를 보내며 감탄했다. 원곡자인 진성 마스터 역시 “내공이 없으면 표현하기 힘든 노래인데 노래라는 게 무엇인지 보여줬다”라고 평했다. 임찬은 김수희의 ‘잃어버린 정’을 열창하며 장윤정으로부터 “고도의 집중력으로 완벽하게 부른 무대”라는 평을 들었지만 14 대 1로 패했다.
발라드 스타의 맞대결로 이목을 집중시킨 춘길과 이지훈의 대결에 대해 장윤정 마스터는 100점과 100점의 대결이라는 평가를 내릴 정도였다. 본선 1차 팀미션 선(善)인 춘길은 김연자의 ‘수은등’을 선곡해 과거 모세의 이미지를 완벽히 지워내며 각종 기교를 장착했다.
이지훈은 윤시내의 ‘열애’를 특기인 고음을 앞세워 열창했다. 목에 핏대가 서고 얼굴이 달아오르며, 집중해 모아뒀던 소리가 정수리를 뚫고 천장을 향하는 듯한 착각이 들게 했다. 29년차 현역가수도 노래가 끝난 뒤 다리에 힘이 풀린 채 눈망울을 글썽였다. 자신을 다 내 쏟을 때 모습이 저렇구나 하게 느끼게 하는 모습이었다.
진성 마스터는 “지금껏 많은 ‘열애’를 들어봤지만 이렇게 완벽한 ‘열애’는 들어본 적 없다”라고 극찬했다. 박선주 마스터는 누구의 손도 쉽게 들어줄 수 없는 무대에 혼잣말 비슷하게 “여기는 미스터트롯이니까”라며 ‘트로트’의 본질적인 정서에 대해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며 ‘트로트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모습이기도 했다. 이미 ‘발라드 트롯’ ‘록트롯’ ‘재즈트롯’ 등 트로트가 다양한 장르와 결합해 확장성을 보이고 있지만, 그래도 가창력 대회가 아닌 미스터트롯이라는 점을 들어 ‘트로트의 기본기’에 대해서 묻는 듯 했다.
이경규는 “축구에 비유하면 16강에서 브라질과 독일이 만난 셈이다. 너무 일찍 만났다”, 장윤정은 “너무 강한 보컬끼리 만나서 데스매치가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다”라고 말했다. 결과는 이지훈의 8대 7 승리.
현재 도전자중 최연장자인 배우 출신 가수 박광현(48)의 투혼 역시 화제였다. 원곡자까지 찾아가 레슨을 받아온 12년차 현역 무룡을 상대로 11대 4로 승리한 것.
박선주는 박광현의 ‘왜 돌아보오’ 무대에 “이 무대가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나온 게 느껴져 소름이 돋더라. 대단했다”라고 평했다. 박광현은 “마지막 무대가 될 것 같은 생각에 나를 제대로 보여주자라는 생각에 목이 쉬도록 불렀다”라고 말했다.
‘조수미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크리스 영은 선곡인 신신애의 ‘세상은 요지경’으로 성악 전공 강성규를 15대0으로 꺾었고, ‘부캐의 신’ 김홍남은 ‘팬텀싱어1’ 우승 출신 성악가 김현수에게 1표차로 아쉽게 패했다.
추가 합격자로는 최재명과 춘길이 국민투표단(객석)의 선택으로, 마스터 회의를 통해서는 임찬, 홍성호, 문태준, 강민수, 박지후가 이름을 올렸다. 총 24팀이 본선 3차 진출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