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오늘 장사 안 해~.”
지난 주말(9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인기 코너 ‘데프콘 썸 어때요’. 몸에 딱 붙는 검은색 긴 원피스에 긴 머리 가발, 나른한 말투의 안영미가 등장하자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2019년 5월 ‘개콘 1000회 특집’ 이후 6년 만의 특별 출연. 안영미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2004)의 김부선을 패러디한 ‘안부선(안영미+김부선)’ 캐릭터로 유명한 개그맨. 19금(禁) 대사와 몸짓을 섞은 ‘나 오늘 장사 안 해’는 영화엔 없지만 해당 장면을 압축한 안영미식 해석으로 유행어가 됐다.
안영미는 이날 ‘직진녀’ 조수연과 ‘철벽남’ 신윤승을 향해 “나 없다고 생각하고 둘이 해” “그럼 우리 셋이 할까” 등의 대사를 건넸다. ‘음식 주문하고, 여행 계획 세우라’는 얘기였지만, 안부선 특유의 19금 맥락이 더해지면서 웃음을 폭발시켰다. 그런데 이날 화면에선 ‘안영미가 날뛰는 무대는 개콘 너튜브에서’ ‘이 부분도 개콘 너튜브’ 등의 자막이 나갔다. 전체 14분 중 안영미가 등장한 6분여 동안 유튜브 안내 자막만 6번 나갔다. 방송에 담을 수 없는 내용을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는 안내였다.
실제로 이날 방송을 본 많은 시청자가 유튜브로 이 장면을 다시 찾아봤다. 이 코너의 공식 유튜브는 하루 만에 ‘무삭제판+비하인드’ 버전 18만 조회 수를 넘어서며 화제가 됐다. 방송판과 유튜브 무삭제판이 1분 내외로 별 차이 없고 대사 역시 비슷했지만, 방송엔 담지 못했던 안영미가 몸 던져(?) ‘열연’한 부분을 유튜브에선 볼 수 있었다.
공개 녹화 방식인 개콘은 현장에서 이른바 19금 수위를 넘나드는 내용까지 녹화하고 방송에는 심의에 걸리지 않는 수준만 내보내고 있다. 과거엔 녹화 때 불필요한 장면을 찍는 것이 금기시됐지만, 요즘은 방송에 못 써도 유튜브에 사용할 수 있다. 한 개그맨은 “예를 들어 ‘데프콘 어때요’ 같은 경우 녹화 중 개그맨들의 즉흥 연기가 고조되면서 수위 높은 발언이 나오기도 하지만, 요즘은 너그럽게 봐준다”면서 “일단 객석의 웃음을 유발시켜 분위기를 띄우는 효과가 있고, 방송에 못 나가도 유튜브 및 쇼츠용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편”이라고 했다.
이날 방송도 시청자들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과감한 성인 코드의 도입에 “개그란 이런 것” “개콘 부활 이후 가장 크게 웃었다” “KBS와 SNL(쿠팡플레이의 19금 예능)의 만남”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