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TV조선 가산스튜디오에서 미스터트롯3 톱7에 진출한 최재명이 본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있다. / 장련성 기자

‘미스터트롯3’ 최종 5위이자 ‘미스터트롯 재팬’의 마스터 다카하시 요코가 뽑은 ‘한류스타상’의 주인공 최재명(26)은 “음악적 미래를 걸고 나선 이번 경연에서 여러 참가자 형들의 가르침과 도움으로 끝까지 완주해낼 수 있었다”면서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형들의 도움이 만들어낸 신인 최재명 성장기”라고 말했다.

국악 신동 출신인 최재명은 최근 만난 자리에서 “음악 자체는 정말 좋아하지만 ‘소리꾼’을 직업으로 삼는 것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면서 “마지막 선택이라는 절실함으로 경연에 지원서를 썼다”고 말했다.

전북 장수 출신인 최재명은 두 살 터울 여동생과 함께 초등학생 시절부터 각종 판소리 대회를 섭렵하며 ‘천재 판소리 남매’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이혼 후 혼자 남매를 키우는 아버지의 짐을 덜고자 대학 진학을 위해 동생과 함께 서울에 올라와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해결했다. “예심 현장에 와보니 지원자들의 수준에 놀랐어요. 현역 가수는 말도 못 하고, 현역이 아니신 분들도 노래를 정말 잘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저를 마스터 예심 미(美)로 뽑아주셔서 ‘내가 이렇게까지 관심받을 존재였나’ 하고 얼떨떨해지더라고요.”

미스터트롯3에서 열창하는 최재명 .TV조선

그를 소개할 때면 항상 따라붙는 ‘오디션 첫 도전’ ‘신선함’ ‘풋풋함’ 같은 단어들이 감사하면서도 벗어나고 싶은 굴레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남들이 갖지 못한 ‘무기’라고 말씀해 주셨지만, 프로 세계에서 언제까지 풋풋함으로 승부 볼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문가 형들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성장하고 인정받을까 고민하며 꾸민 무대가 고통이자 행복이기도 했습니다.”

합숙하며 오다가다 인사를 나눈 형들을 무작정 찾아갔다. “국악 하면서 제가 박자를 좀 뒤로 타는 버릇이 있는데, (김)용빈이 형한테 고쳐달라고 부탁했어요. 용빈이 형이 박자를 밀고 끄는 기술이 정말 뛰어나더라고요. 트로트를 하면서 제가 안 쓰던 발성을 하다 보니 목이 빨리 상하는 걸 보고는 춘길 형이 나서줬어요. 여러 발성 형태를 알려주시고는 ‘너한테 뭐가 더 잘 어울리는지 스스로 고민하고 연습하라’고 하셨지요. 1대1 데스매치를 통해 만난 (손)빈아 형도 성량 조절 같은 핵심을 알려주셨고요.” 인생곡에서 장민호의 ‘연리지’를 택한 것도 동료들이 무대 뒤에서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알기에, 인생을 걸고 도전하는 멋진 이들과 헤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골랐다고 했다.

톱7으로 한류스타상까지 받은 그에게 소감을 물었더니 “아직 배움의 단계”라는 답이 돌아왔다. “계속 배우고 고쳐나가면서, 나중에 저 미워하셨던 분이라도 ‘재명이 이제 좀 노래를 하네!’ 같은 칭찬해 주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