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는 왜 또 나왔냐’며 손가락질하는 분들도 계셨어요. 전 여기서 조기 탈락하는 것보다, 찾아주는 이가 별로 없어서 하고 싶은 일을 못 하는 게 더 창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최근 막을 내린 ‘미스터트롯3’에서 최종 7위로 톱7에 이름을 올린 추혁진(33)은 “열심히 도전해 톱7이라는 목표를 이뤄내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선(善)이 된 손빈아와 마찬가지로 시즌 1·2·3 모두 지원한 출연자. 과거 4인조 보이 그룹 ‘에이션’ 출신인 추혁진은 시즌 1에선 아이돌부로 이름을 알렸고, 시즌 2에선 현역부로 도전해 톱9에 올랐다. 톱7은 아니었지만 TV조선 ‘미스터로또’ 등을 통해 꾸준히 활동해왔다.
아이돌 출신답게 주로 ‘퍼포먼스 담당’을 해왔던 추혁진은 이번 시즌 ‘현역부X’에서 ‘이천 조관우’로 등장해 ‘암연’으로 올하트를 받았다. “예심장에 가니까 ‘현역부X’로 배정돼 있더라고요. 미스터트롯 전 시즌 통틀어 가장 떨리는 무대였습니다. 신설 부서여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몰라 두려우면서도, 제 목소리로만 평가받을 수 있다는 면에서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된 건 팀 메들리전에서였다. 손빈아·남궁진·이수호로 구성된 ‘뽕가요’ 팀으로, ‘미운 사랑’(진미령) ‘님과 함께’(남진) 등에 아이돌 그룹 2pm의 ‘우리집’ 등의 곡을 섞어 격렬한 댄스로 흥을 돋웠다. 그는 객석까지 내려와 청중의 열광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마스터 평가에서 1600점 만점에 1590점으로 메들리 미션 1위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엔 안 나왔지만 당시 장윤정 마스터는 “이 팀은 추혁진씨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했다. 추혁진은 “비록 그 말씀이 방송되진 않았지만, 마음속에 굳은 심지를 키우는 데 큰 힘이 됐다”면서 “팬분들이 무대 구성에 ‘추혁진 손길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셔서 완주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주영훈은 “춤을 추면서 추혁진씨처럼 리듬감·박자·음정을 놓치지 않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이경규는 “팀에 무조건 있어야 할 재목”이라고 했다.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레전드 미션에서 조항조 ‘블랙커피’ 등 감성 짙은 무대도 선보였지만, 완성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경연에서는 이미지 변신과 새로운 도전도 중요하지만 제일 잘하는 걸 보여드려야 한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며 “시즌 2 당시 붙은 ‘불사조’라는 애칭처럼 한계를 두지 않고 ‘트로트로 이런 무대도 할 수 있나’는 말씀이 나오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톱7이 된 뒤엔 팀원들의 춤 실력을 키워주는 역할도 도맡고 있다. 쉬지 않고 자신의 곡과 안무를 연습하면서 또 팀원들의 안무를 끊임없이 교정해주느라 ‘지독추(지독하다+추혁진)’라는 별칭도 얻었다. 그는 “최고의 팀워크로 ‘톱7 어벤저스’라는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