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기록자
사이토 마사히코 지음|글항아리|328쪽|1만8000원
일본의 정신과 전문의가 알츠하이머에 걸린 어머니가 쓴 일기를 엮었다. 67세 때부터 세상을 떠난 87세 때까지를 4기로 나누어 담았다. 어머니가 치매 진단을 받은 건 83세 때지만, 처음 기억 소실 증상을 적은 때를 기점으로 삼았다.
각 기점마다 저자 자신과 가족들이 어머니를 대했던 당시 정황을 관찰 일지처럼 함께 적었다. 교차하는 기억 속에서 저자는 ‘치매 환자는 자신이 잃어버린 걸 자각하지 못한다’는 의학 교과서의 견해가 옳지 않다고 고백한다.
이런 인식이 치매 환자는 아무것도 모르기에 괴로움도 없을 거란 오판을 낳고, 가족과 환자 간의 소통 어려움으로 이어진다는 것. 저자의 어머니가 투병 중 가족들이 보인 찰나의 짜증을 면밀히 포착하고, 서운해하고,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부둥켜안는 기록들이 그렇다. 치매도 삶의 일부이기에, 끝까지 함께 살아내야 한다는 사실을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