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가장 좋아하는 라멘집인 ‘무기나에(麥苗)’ 본점이 올해 온라인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작년까지는 당일 오전 9시쯤 매장에 가서 명단에 이름을 써놓고, 예약한 시각에 맞춰 돌아오는 시스템이었다. 이제 절반은 종전 방식으로 예약을 받고,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예약을 받도록 바뀌었다. 2025년 3월 기준, 일본 음식점 리뷰 사이트 ‘타베로그’를 보면 도쿄 라멘집 톱10 중 5곳은 예약을 받는다. 그중 4곳은 예약하지 않은 손님은 아예 받지 않는다. 왜 이런 가게가 많아졌을까.
‘아날로그 대국’이라는 일본에선 원래 온라인 예약이 가능한 매장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인기 있는 라멘 맛집에 가기 위해 한두 시간쯤 기다리는 건 흔한 일이었다. 길게 늘어선 대기 줄부터 홍보 효과를 냈다. 하지만 단점도 있었다. 주변에서 민원을 제기하거나, 손님끼리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복잡한 대기 방식과 번호표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손님이 늘어나자 라멘집도 온라인 예약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대기 줄에서 얻는 홍보 효과 대신, 이젠 소셜미디어로 충분히 홍보하게 된 것도 예약제로 서서히 변화하는 이유다.
예약 시스템이 있는 일본 기업인 ‘테이블 체크’는 현재까지 음식점이 1만곳 이상 입점했다. 스시나 야키니쿠는 물론 라멘·돈가스·카레 등 다양한 음식점이 등록돼 있다. 예약뿐 아니라 ‘패스트패스(대기 줄보다 먼저 들어갈 수 있는 유료 서비스)’도 있어서 맛집 앞에서 줄을 서고 싶지 않은 손님들이 활용하고 있다.
한국의 ‘캐치테이블’ 같은 경우는 아직까지 현장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가게가 많지만, 일본에선 며칠 전(혹은 몇 주 전)에 예약이 완료되는 경우가 많으니 미리 잘 확인해야 한다. 한국보다 예약 수수료가 비싸고, 취소 수수료도 더 일찍 발생한다. 하지만 가볼 곳이 많은 여행에서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건 외국인 관광객에게 큰 이점이다. 일본 인기 맛집, 이제 먼저 예약하고 여유 있게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