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레깅스와 슬립온 신발을 신은 한 여성 승객의 모습./게티이미지뱅크

편안한 비행을 위해 레깅스를 입고 비행기에 탑승하는 승객들이 많지만, 이 경우 자칫 위험한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최근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여러 항공 전문가들은 “기내에서 레깅스를 입으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미국 항공 안전 전문가 크리스틴 네그로니는 “화재와 같은 항공 사고 발생에 대비해 기내에서 레깅스를 착용하면 안 된다”며 “화재 발생 시 몸에 꼭 끼는 신축성 바지가 피부 위에서 녹아 심각한 화상을 입을 수 있다”고 했다.

대부분 레깅스는 석유 화학 공정을 거친 합성 섬유로 만들어져 화재에 취약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레깅스처럼 몸에 밀착되는 옷을 입고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을 경우 정맥류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혈관 외과 의사인 피터 J. 파파스 박사는 “너무 꽉 끼는 옷을 입으면 구획 증후군이나 대퇴 감각 이상증과 같은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감각 마비, 따끔거림, 심한 다리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2022년 2월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교육훈련동에서 캐빈승무원들이 비상탈출훈련을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또한 안전을 위해 신발 착용도 신중히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아메리칸 항공의 승무원 안드레아 파쉬바흐는 “안전상의 이유로 하이힐이나 슬리퍼, 플리플랍 등은 권장하지 않는다”며 “특히 슬라이드를 타고 탈출해야 하는 위급 상황 시 하이힐을 착용하면 슬라이드에 구멍이 날 수 있어 신발을 꼭 벗어야 한다”고 했다.

네그로니는 “대부분 항공사가 규정으로 정해놓진 않지만 이착륙 시에는 신발을 신고 있는 것이 좋다”며 “항공기에서 탈출할 상황이 발생할 경우 바닥이 매우 뜨겁거나 차가울 수 있고, 기름에 뒤덮여 불이 번질 수도 있다. 맨발로 옥수수밭에 떨어지고 싶지는 않을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