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김문수·홍준표·한동훈·김동연·이준석의 자서전. /각 출판사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문고.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사회 매대가 정치인 얼굴로 뒤덮였다. 이날 나온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책 ‘결국 국민이 합니다(오마이북)’는 온라인 교보문고 주간 베스트 1위(4월 8~14일 집계 기준)에 올랐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책 ‘국민이 먼저입니다(메디치미디어)’도 지난 2월 28일 출간 이후 꾸준히 팔리며 교보문고 3월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이른바 ‘책 정치’는 선거의 오래된 공식이지만, 트렌드는 매번 달라진다. 올해는 ‘흑백 대 컬러 표지’ 대결이다. 2021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자서전 ‘약속의 땅(웅진지식하우스)’이 업계에서 말하는 ‘대박’이 난 이후, 한동안 정치인 자서전은 흑백 표지 사진이 불문율이었다. “흑백사진이 컬러사진보다 진중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정치인 책이 주는 선명한 메시지와 흑백이 주는 간명함이 잘 맞아떨어진다”는 게 담당 편집자들의 중론. 한 전 대표를 비롯해 18일 출시 예정인 ‘분노를 넘어, 김동연’(메디치미디어)을 낸 김동연 경기지사, ‘이준석의 거부할 수 없는 미래’(21세기북스)’를 낸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이 공식을 따랐다.

이재명 전 대표는 2022년 ‘그 꿈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아시아), ‘함께 가는 길은 외롭지 않습니다’(위즈덤하우스)를 낼 때만 해도 이 흑백 공식을 따랐으나, 이번 책은 컬러를 택했다. 출판계에선 “컬러사진이 흑백보다 친근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며 “이 전 대표 책의 경우 ‘웜톤(노란빛이 도는 따뜻한 컬러)’ 계열의 색을 써 따뜻한 느낌이 한층 강조됐다”고 봤다. 지난 10일 나온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책 ‘제7공화국 선진대국 시대를 연다’(실크로드)와 19일 출간 예정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책 ‘난세의 영웅 김문수’(행복에너지)도 컬러 사진을 표지 이미지로 사용했다. 한 전 대표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책 출간에 있어 후발 주자인 이들이 흑백을 피하면서 차별화를 꾀했단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