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밴드들이 너무나 뛰어나서, 연습에 몰두하느라 다시 공연까지 8년이 걸렸네요.”

16일 내한 공연을 펼친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 /라이브네이션코리아

16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 무대에 선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의 말에 5만 관객이 폭소를 터뜨렸다. 이날 공연은 2017년 잠실주경기장 무대 이후 8년 만. 첫 곡 ‘Higher power’부터 마지막 곡 ‘Feels like I’m falling love’까지 이날 오후 8시부터 약 2시간 30분간 22곡을 쏟아낸 이들의 연주와 노래는 물샐틈없이 탄탄했다.

이번 콜드플레이의 공연은 내한 공연으로는 역대 최장 기간(4월 16·18·19·22·24·25일 총 6회)이자 최다 관객(회당 5만명, 총 30만명) 공연 기록을 갖는다. 이전 기록도 이들이 2017년 4월 잠실주경기장에서 2회 공연으로 모은 10만명이었다.

이날 총 ‘4시간 30분’이란 이례적으로 긴 공연 시간도 호응을 얻었다. 오후 6시쯤부터 팔레스타인 출신 싱어송라이터 엘리아나와 K팝 걸그룹 트와이스가 2시간 사전 공연으로 객석 분위기를 달궜다. 오후 8시쯤 시작된 본공연에선 1997년 결성 이후 정규 앨범 10장을 모두 히트시킨 콜드플레이의 명곡들이 빛을 발했다. ‘Viva la vida’ ‘Yellow’ ‘Fix you’ 등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곡들은 거대한 떼창 울림이 몰아쳤다. 보컬 마틴이 직접 피아노를 치며 ‘Up&up’을 부를 땐 “입대를 미루고 공연을 보러 왔다”는 20대 청년 관객을 무대로 불러낸 뒤 함께 듀엣하듯 노래를 불렀고 “내 친구 BTS도 군대에 있다”고 말해 관객 박수를 받았다.

이날 공연은 콜드플레이에 ‘21세기 최고의 라이브 밴드’란 수식어를 붙여준 최신 공연 기법과 친환경 캠페인을 엿볼 기회이기도 했다. 공연장 곳곳에는 관객들의 뜀뛰기로 실시간 콘서트에 쓸 전기를 생산하는 ‘키네틱 플로어’ 구간이 설치됐다. 공연 중 LED 특수 효과를 연출할 때 쓰이는 손목형 밴드는 재생 가능한 소재로 만들어 관객에게 나눠준 후 다시 반납받았다. 이후 공연에 다시 사용한다. 고양 공연의 수익금 일부는 밴드가 후원하는 글로벌 친환경 단체와 청각장애인 수술을 지원하는 한국 비영리단체 ‘사랑의 달팽이’에 기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