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제제가 이합집산하고 있다. 여러 가지 성분이 한 알에 담기면서 고혈압·고지혈증 등 여러 질병을 한 알로 치료하는 것이다. 일석이조 효과인 셈이다. 환자들은 여러 약을 따로 먹을 필요 없이 한 알만 먹게 되어 복약 순응도가 올라가, 궁극적으로 질병 치료가 잘된다. 약을 따로따로 먹는 것보다 한 알이 경제적으로도 다소 저렴하다. 그러기에 최근에는 약물 2제, 3제를 넘어 4가지 약물이 한 알로 모인 4제 복합제도 나왔다. 이러한 복합제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이다.
이런 복합제가 등장한 것은 심혈관계 또는 내분비계 질병이 한 뿌리에서 출발하기에 비슷한 계열의 여러 질병을 같이 앓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고혈압과 고지혈증이다. 고혈압 환자의 54%가 고지혈증도 있다. 여기에 혈당도 높다. 동맥경화와 인슐린 효능 저하로 이곳저곳에 병이 생기는 탓이다.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시장 규모는 해마다 늘어나 지난해 1154억원으로 추정된다. 2019년 999억원에 비해 15% 늘었다. 최근에는 제약 회사들이 2제에서 약물을 좀 더 세분해 3제를 내놓는 경우가 늘었다. 3제 복합제는 한미약품이 2017년 처음으로 고혈압·고지혈증 치료제 아모잘탄큐를 내놓은 이후 가파르게 매출액이 늘고 있다. 2018년 37억원에서 지난해 331억원으로 성장했다.
만성 질환 치료를 주로 전담하고 있는 동네 의원 의사들은 복합제가 늘어가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고령 환자가 늘면서 갈수록 약물 복용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데, 약을 한 알이라도 줄이면 복용 부담은 작고, 질병 관리는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복합제 시장을 주도하는 한미약품은 최근 4제 복합제를 내놓았다. 고혈압·고지혈증 치료제 성분을 4가지로 다양하게 해서 한 알에 붙인 것이다. 이제 제약사 간 복합제 시장 쟁탈전은 3제를 넘어 4제로 가는 분위기다. 종근당·대웅제약 등 여타 제약사들도 임상 시험을 통해 4제 복합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