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처음으로 새로운 결핵 환자가 한 해 1만명대로 줄었다. 하지만 1년 내내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 코로나 방역 활동에 나섰음을 감안하면 감소 폭이 크지 않았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그만큼 결핵 전염을 차단하기가 쉽지 않다며, 예방과 조기 발견 치료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한다. 이참에 고삐를 쥐어 ‘한국=결핵 왕국’이라는 국제적 오명을 벗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질병관리청은 2020년 새 결핵 환자가 1만9933명으로 2000년 결핵 감시 체계 운영 이래 최초로 1만명대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새 결핵 환자는 2011년 3만9557명 이후 연평균 7.3% 감소했다. 2020년에는 전년 대비 16.3% 줄었다. 새 결핵 환자 중 폐결핵이 76%를 차지했다. 환자 2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이다.

하지만 코로나 방역 활동으로 독감이나 감염성 장 질환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데 비하면, 호흡기 감염 질환인 결핵 감소율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결핵은 침방울이 아니라 공기로 옮기에 감염을 막가 어렵고, 고령자는 원래 갖고 있던 결핵균이 면역 저하 등으로 재현하는 방식이어서 새로운 발병을 줄이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잠복 결핵 등 조기 발견 조기 치료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잠복 결핵 치료자가 미치료자보다 발생률이 5.7배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며, 적극적인 잠복 결핵 치료를 당부하고 있다. 잠복 결핵 감염은 결핵균에 감염돼 몸속에 결핵균이 있지만 활동하지 않아 결핵으로 발병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