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이 워낙 흔하다 보니, 당뇨병을 앓은 예술가도 많다. 스코틀랜드 일러스트레이션 작가 제니 푸라우드풋(Jenny Proudfoot)도 당뇨병 환자다. 일러스트레이션은 어떤 의미나 내용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삽화, 도안 따위를 이르는 말이다. 제니는 잉크, 연필 및 수채화로 작품을 만든다. 핵심 사항을 잡아내 보기 좋게 형상화한다.
제니는 수채화 느낌이 나는 디지털 작업으로 당뇨병 합병증을 알리는 일러스트레이션을 만들었다. 보기 쉽고, 메시지가 선명하다. 누군가가 “예술가들은 건강 문제를 잘 관리하지 못한다”고 말하면 “아니다. 제니가 있다”고 답해야 한다고 당뇨병 단체는 말했다.
제니가 그린 당뇨병 합병증 항목 중에서 잇몸 그림이 눈길을 끈다. 망막, 발, 콩팥, 심장, 말초신경 등은 비교적 알려진 합병증 발생 부위지만, 잇몸은 관심이 적었다. 문준성(영남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대한당뇨병학회 총무이사는 “혈당을 부실하게 조절하면 결국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데, 잇몸의 선홍빛은 그만큼 실핏줄이 몰려 있다는 뜻”이라며 “혈당 조절을 게을리하면 잇몸이 내려앉고, 이뿌리가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잇몸 병은 전신 질환으로 이어진다. 문준성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씹기 어려워지면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먹게 되고, 이런 음식은 대부분 혈당치를 급상승시킨다”며 “고혈당과 잇몸 병이 꼬리를 물고 악순환을 만드니 당뇨병 환자는 치과와도 친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당뇨병 합병증 조기 발견 관리를 위해 정기적으로 망막 검사, 단백뇨 체크, 발 상처 관리, 발바닥 말초신경 테스트,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 조사 등을 해야 한다. 문 교수는 “당뇨병 초기 단계부터 혈당을 열심히 조절했던 환자들은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게 준다”며 “고혈당은 부채와 같아서 처음부터 빚을 조금씩 갚아버리면서 자내면 나중에 빚이 쌓이지 않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당뇨병 관리 첫째 의사는 환자 자신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