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부모는 대개 자기가 잘못 키운 탓이라며 자책한다. 과연 부모의 양육 방식이 아이의 정신 질환 증상 발생에 영향을 미칠까. 이와 관련된 연구가 국제 학술지 역학 및 정신과학지에 발표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는 아일랜드 어린이 7507명을 대상으로 했다. 아이가 생후 9개월일 때 표준화된 설문지를 이용해서 부모 양육 방식을 온화한 태도, 일관성 있는 태도, 적대적 태도로 분류했다. 아이에 대해서도 설문지를 통해 3세, 5세, 9세에 정신 건강 관련 증상을 조사하고, 고위험군, 저위험군 및 안전군으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 전체 어린이의 10%는 불안증, 우울증, 또는 충동성, 공격성 등이 높았고, 점차 심해지는 고위험군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적대적 양육 방식은 아이들을 고위험군에 빠뜨릴 위험을 47% 높였다. 저위험군에 들어갈 위험도 57% 높였다. 반면에 일관성 있는 양육 방식은 고위험군에 빠트릴 위험을 13%, 저위험군은 25% 줄였다. 온화한 양육 방식은 큰 차이가 없었다.

어린이가 행동과 생각을 배우는 과정은 관찰, 내재화, 연습 및 반복 과정이다. 부모가 일관된 태도를 보여야 아이는 자기 행동 범위를 명확히 이해하게 되고, 다음에 일어날 일을 예측할 수 있게 되어서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다. 양육 태도가 들쭉날쭉하면 아이는 혼란에 빠지며,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어서 불안증에 빠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가능한 한 일관된 양육 태도를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