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화가 호아킨 소로야(1863~1923년)는 야외나 바다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빛을 기막히게 다룬 화가로 유명하다. 이른바 외광(外光)회화 작가다. 빛을 회화 기법의 주요 소재와 주제로 쓴다고 하여 루미니즘(luminism) 소속으로 분류된다. 스페인의 밝은 햇살과 그 햇살이 내리쬐는 물과 사람의 풍경을 능숙하게 표현했다는 평이다.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소장

그가 1910년에 그린 일련의 그림 <해변의 아이들>은 여름 바닷가에서 빨가벗고 노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을 빛의 터치로 보여준다. 빛과 물의 움직임이 엎드려 있는 아이들의 몸에 절묘하게 묻어 있다. 아이들의 얼굴과 몸은 태양빛 방향으로 대각선으로 배치됐는데, 두 번째 아이의 시선이 태양빛에 역행하여 돋보인다. 바닥의 연보라색은 소년들의 몸 색깔과 섞여 있다. 그림자 각도를 보면 그림의 시간은 정오를 암시한다.

빛과 여름, 바다를 사랑한 호아킨은 뇌졸중으로 60세를 일기로 한여름에 세상을 떠났다. 김영서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두 가지가 있는데, 호아킨은 뇌출혈로 추정된다”며 “1990년 이전에는 우리나라도 뇌출혈 빈도가 높았지만 혈압약을 통해 고혈압이 잘 조절되고, 흡연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었으며, 짠 음식을 먹는 빈도가 낮아지면서 뇌출혈은 2000년 이후 비교적 많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반면 수명이 길어지고, 기름진 음식을 먹는 등의 서구식 식습관과 운동 부족 등으로 뇌혈관 동맥경화로 생기는 뇌경색은 상대적으로 늘고 있다.

김영서 교수는 “뇌졸중으로 인한 뇌기능 장애는 팔다리 마비나 시야 장애, 의식 장애 등 정상적인 몸의 기능이 없어지는 ‘음성 증상’이기 때문에 평소 잘되던 것이 원하는 대로 안 될 때는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면서 “뇌졸중 증상이 생기자마자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아서 4시간 반 이내 혈관 재개통 치료를 받아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느 것이나 가장 강렬하고 뜨거울 때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