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할 때 식기를 닦는 스펀지형 수세미에서 최대 540억 마리의 세균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영국 BBC가 재조명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19일 BBC는 2017년에 나온 독일 포르트방겐 대학 미생물학자 마르쿠스 에거트 박사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주방 스펀지(수세미)는 박테리아(세균)의 천국”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주방 수세미에서 362종에 달하는 미생물이 나왔고, 일부 샘플에선 1㎠당 최대 540억 마리의 세균이 확인됐다. 에거트는 “이는 인간의 대변 샘플에서 발견되는 박테리아 수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수세미는 따뜻하고 습한 환경에 노출돼 있으며, 표면의 구멍과 틈새에 있는 음식물 찌꺼기 때문에 미생물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2022년 듀크대학교 합성생물학자 링총유의 연구팀 연구에서도 여러 스펀지 환경을 모델링한 결과, 크기가 다른 다양한 크기의 구멍이 있는 스펀지가 세균 성장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다만 연구팀은 수세미의 세균이 건강에 반드시 위험 요인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봤다. 세균은 공기와 토양 등 주변 거의 모든 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수세미에서 얼마나 많은 세균이 발견됐는지가 아닌 수세미에서 발견된 세균이 건강에 해를 끼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애거트는 2017년 연구에서 수세미에서 발견된 세균 10개 중 5개의 경우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겐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세균과 관련이 있었으나 식중독을 비롯한 심각한 질병과는 관련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애거트는 “식품 매개 질병으로 인한 입원의 90% 원인인 5가지 세균 중 3종이 대장균, 살모넬라, 캄필로박터인데, 다행히 수세미에는 이런 세균이 매우 드물다”며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경우 주방 스펀지 안의 세균은 해롭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세미 내 세균 대부분이 질병보다는 악취의 원인이 된다고 했다. 다만 만일의 경우를 위해 수세미 사용 후 잘 관리해야 한다며 사용 후 세정해 건조가 필요하고, 끓는 물에 소독하거나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또는 스펀지 수세미 대신 브러시형을 사용하는 것도 방편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