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단체가 파산해 지난해 개최되지 못했던 대종상영화제가 올해 재정비해 다시 열리게 됐다.
사단법인 한국영화기획프로듀서협회(이하 기획협회, 이사장 조중길)는 12일 “공매에 나온 대종상영화제 업무표장(상표권)을 정식으로 낙찰받아 대종상 개최권을 갖게 됐다”며 “대종상은 올해부터 기획협회에서 주관해 개최한다”고 밝혔다. 대종상영화제를 상징하는 업무표장은 사실상 개최권과 동일하게 여겨진다.
올해부터 대종상을 주최할 기획협회는 기존에 대종상을 개최하던 한국영화인총연합회(영협) 산하 8개 단체 중 하나다. 영협은 부실 경영과 장기간 누적된 채무로 지난 2023년 12월 파산 선고를 받았으며 이후 진행된 회생에도 실패해 지난해 10월 최종 파산했다. 이로 인해 영협의 유일한 자산이던 업무표장이 최근 공매에 부쳐졌다. 기획협회는 낙찰가 6억원을 적어내 인수에 성공했다. 기존 영협 집행부는 다른 단체를 내세워 대종상을 다시 인수하려 나섰으나 최종 불발됐다. 기획협회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올해는 환골탈태한 시상식으로 추락한 대종상의 명예를 되살리겠다”며 “가능한 한 기존 영협 산하의 다른 단체들과도 협력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대종상 시상식 전반을 진행할 주관사로는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위밴드주식회사가 선정됐다. 위밴드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올해 대종상은 오는 10월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개최할 목표로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라며 “시상식을 제대로 부활시켜 내년부터는 아시아권 전반을 아우르는 글로벌 영화제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1962년 처음 개최된 대종상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 시상식이다. 1980~1990년대에도 주최 기관 내분 등으로 두 차례 개최가 무산돼 올해 행사가 60주년 시상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