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무자진작의궤(純祖戊子進爵儀軌)’ 진작 의례 재현 공연 /한국예술종합학교 세계민족무용연구소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부설 세계민족무용연구소(소장 허영일)는 ‘순조무자진작의궤(純祖戊子進爵儀軌)’를 바탕으로 1828년 효명세자가 베푼 궁중 연향 진작의례를 복원하는 재현공연을 11일 오전 11시 창덕궁 연경당에서 진행한다. 창덕궁 입장객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조선 순조의 비 순원왕후 김씨의 40세 생신 축하연으로 열린 진작의례의 면모를 고증하기 위해 실제 거행됐던 장소인 연경당에서 궁중 정재의 연행이 포함된 진작의례를 복원한다. 세계민족무용연구소는 순조무자진작의궤를 처음으로 번역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순조의 왕실가족 8인과 외빈 4인만 참석한 조촐한 내연으로 이루어진 점을 부각시키고, 이들의 의례 진행을 재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전체 의식 절차의 극적 구성을 최대한 반영해, 전체 17종목의 정재 중 5종목을 선정해 공연한다. 연행 순서에 따라 ‘춘대옥촉(春臺玉燭)’, ‘무산향(舞山香)’, ‘박접무(撲蝶舞)’, ‘가인전목단(佳人剪牧丹)’, ‘춘앵전(春鶯囀)’을 선보인다. 이중 우리나라 최초의 궁중 ‘홀춤(’혼자서 추는 춤)인 무산향과 춘앵전도 선보인다.

◇진작의례 중 5종목에 대하여

‘순조무자진작의궤(純祖戊子進爵儀軌)’는 1828년 2월 창경궁 자경전(慈慶殿)에서 거행되었던 진작례(進爵禮) 및 그 해 6월 창덕궁 연경당(演慶堂)에서 거행되었던 진작례에 관한 기록을 합편(合編)하여 간행했던 의궤이다. 이 책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진작례는 순조(純祖·1790~1834)의 세자이자 헌종(憲宗·1827~1849)의 부왕으로서 익종(翼宗)에 추존된 효명세자(孝明世子·1809~1830)의 주관으로 거행되었는데, 그는 모후인 순원왕후(純元王后·1789~1857)의 보령 40세를 경축하기 위해 2월에 국가 차원의 잔치를 베풀었고 몇 달 뒤에는 탄신일을 경축하기 위해 다시 왕실 차원의 잔치를 베풀었다.

‘순조무자진작의궤’가 지니고 있는 자료적 가치는, 2월에 거행되었던 자경전진작(慈慶殿進爵)과 6월에 거행되었던 연경당진작(演慶堂進爵)의 의식 거행 면모를 통해 잘 드러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무자년 진작의궤’)

‘순조무자진작의궤(純祖戊子進爵儀軌)’ 진작 의례 재현 공연 중 ‘춘대옥촉(春臺玉燭)’. /한국예술종합학교 세계민족무용연구소

‘춘대옥촉(春臺玉燭)’은 순조 28년 연경당 진작례에서 익종인 효명세자의 예제로 창제, 초연된 향악정재이다. 춘대(春臺)는 ‘송나라 태종이 창제한 소석조(小石調)에 등춘대(登春臺)가 있다’라는 구전에서 인용한 것이며, 옥촉(玉燭)은 동지(冬至)의 소리 34율에 있던 옥촉이란 명칭에서 따 온 것으로 보인다.

‘순조무자진작의궤(純祖戊子進爵儀軌)’ 진작 의례 재현 공연 중 ‘무산향(舞山香)’. /한국예술종합학교 세계민족무용연구소

‘무산향(舞山香)’은 순조 28년 순원왕후 보령 40세를 경축하며 연경당 연향에서 초연되었다. 효명세자는 왕후의 만수무강을 위해 정재악장을 새로 지어 사용하였으며, 일인무로 창작된 향악정재이다.

‘순조무자진작의궤(純祖戊子進爵儀軌)’ 진작 의례 재현 공연 중 ‘박접무(撲蝶舞)’. /한국예술종합학교 세계민족무용연구소

‘박접무(撲蝶舞)’는 나비가 날개짓 하듯 춤추는 향악정재이다. 6인이 전대(前隊), 중대(中隊), 후대(後隊)로 둘씩 짝을 지어 춤을 추는데, 전대는 두 사람이 앞에 나란히 서고, 중대는 전대와 후대 중간에서 좌우로 갈라 서고, 후대는 뒤에 나란히 선다. 무동의 복식은 겉옷에 범나비를 군데군데 수놓은 점이 특이하다.

‘순조무자진작의궤(純祖戊子進爵儀軌)’ 진작 의례 재현 공연 중 ‘가인전목단(佳人剪牧丹)’. /한국예술종합학교 세계민족무용연구소

‘가인전목단(佳人剪牧丹)’은 송나라 10대 악무 중 하나로서 홍생색체의(紅生色砌衣)를 입고, 금봉관(金鳳冠)을 쓰고 모란화를 잘라 취한다는 내용이다. 순조 28년 연경당 진작례에서 무동 4인에 의해 처음 연행되었으며, 이후 8인, 10인, 12인 16인 등으로 무원들이 추가되며 변용되었다.

‘순조무자진작의궤(純祖戊子進爵儀軌)’ 진작 의례 재현 공연 중 ‘춘앵전(春鶯囀)’. /한국예술종합학교 세계민족무용연구소

‘춘앵전(春鶯囀)’은 순조 28년 효명세자가 순종숙황후의 보령 40세를 경축하기 위하여 창제한 향악정재이다. 봄날 아침, 버드나무 가지에서 지저귀는 꾀꼬리 소리에 취해 이를 춤으로 만든 것으로, 꾀꼬리를 상징하는 노란색 앵삼(鶯衫)과 하파(霞派), 수대(繡帶), 한삼(汗衫) 등의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허영일 세계민족무용연구소장은 “이번 공연을 위해 ‘순조무자진작의궤’를 면밀히 고증하는 과정에서 친인척 12명이 순원왕후의 보령 40세를 경축하는 잔치에 참여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제6차 복원공연에는 이전 공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친인척 12명이 등장한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