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맥베스' 언론시연회

“악인이 주인공인 만큼 관객들이 감정 몰입과 거리두기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코러스를 활용했습니다.”(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

창작뮤지컬 '맥베스'가 지난 2일 첫 공연에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전석을 매진시키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11세기 스코틀랜드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왕위 쟁탈전과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심리와 욕망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풀어낸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뮤지컬로 바꾸는 시도가 쉽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며 "5년, 10년 갈 수 있는 레퍼토리작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시작과 커튼콜까지 극은 빠르고 다이내믹하게 진행된다. 한치의 지루함을 용납하지 않는다.

'맥베스가 왕이 된다'는 원작 속 세 마녀의 예언은 서로 다른 세 인물로 등장한다. 이들은 맥베스가 욕망을 키우는 동력이 되는 존재들로 운명의 결정적 순간에 환영으로 나타난다.

원작의 레이디 맥베스는 셰익스피어 작품 속 대표적인 악녀 중 하나로 꼽히지만, 뮤지컬에서는 맥버니라는 이름의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맥베스' 역은 배우 한일경과 성태준, '맥버니' 역은 유미와 이아름솔이 맡았다. '재창작의 귀재'로 불리는 김은성 작가가 맥베스를 고전 속 악인이 아닌 고뇌하는 한 인간으로 그려냈다.

맥베스와 맥버니를 제외한 모든 배역은 코러스를 겸해 극의 입체감을 더한다. 조윤지 연출은 "코러스는 이 드라마를 관객과 함께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역할을 하는 코러스를 통해 비극은 더욱 다이내믹하게 전개된다. 극의 마지막으로 향해 갈수록 맥베스와 맥버니의 욕망의 왈츠는 더 강렬해진다.

박천휘 작곡가는 "변칙적 박자와 홀수박의 불규칙성을 통해 긴장감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원형 경기장 아레나를 형상케 하는 무대 연출은 무대 전환을 최대한 자제하고 몰입감을 더하게 한다. 오는 30일까지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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