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아트센터

배우 이영애(54)가 32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선다. 오는 5월 7일 마곡 LG아트센터 서울 시그니처홀에서 개막하는 LG아트센터 25주년 기념 제작 연극 ‘헤다 가블러’. ‘현대극의 아버지’로 불리는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 원작으로, 이영애가 연극에 출연하는 것은 1993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연극 ‘짜장면’(김상수 작·연출) 이후 32년만이다.

LG아트센터는 지난해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한 전도연·박해수 주연의 연극 ‘벚꽃동산’ 이후 두번째 블록버스터 연극을 제작하게 됐다. ‘벚꽃동산’은 현재 세계 공연계의 가장 각광받는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1860~1904) 원작의 배경을 현대 한국으로 옮겨와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각본과 무대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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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1년 독일 뮌헨에서 초연한 ‘헤다 가블러’는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1828~1906)의 대표작으로, 사실주의 문학과 19세기 연극의 걸작으로 첫손에 꼽힌다. 사회적 제약과 억압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여성의 심리를 다뤄 ‘여성 버전의 햄릿’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영애가 연기하는 주인공 ‘헤다’는 외면은 우아하지만 내면에는 숨겨진 불안과 욕망, 파괴적인 본성을 가진 입체적 인물. 입센의 다른 대표작 ‘인형의 집’의 주인공 ‘노라’와는 대조되는 캐릭터다. ‘헤다’에 대해서는 기존 사회질서에 저항하는 이상적 여성부터 속임수를 쓰는 악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논란과 해석이 존재해 왔다.

이번 LG아트센터 ‘헤다 가블러’는 2006년 로런스 올리비에상 최우수 리바이벌상을 받은 극작가 리처드 이어의 각색본으로 제작된다. ‘키리에’, ‘지상의 여자들’, ‘목란언니’ 등 동시대 이슈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연극을 만들어온 전인철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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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를 비롯한 모든 배우들이 전 회차에 원 캐스트로 출연한다. 학문적 성취에만 관심이 있는 헤다의 남편 ‘테스만’ 역은 김정호, 헤다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판사 ‘브라크’ 역은 지현준, 헤다의 욕망을 일깨우는 옛 연인 ‘뢰브보그’ 역은 이승주, 헤다의 질투심을 자극하는 친구 ‘테아’ 역은 백지원, 전통적인 가치관을 가진 고모 ‘테스만’ 역은 이정미, 헤다의 하녀 ‘베르트’ 역은 조어진이 맡았다.

1차 티켓 예매 오픈은 내달 7일 오후 2시. 공연은 6월 8일까지, 4만~1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