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교계가 평화와 반전(反戰) 메시지 전파에 나섰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한 ‘교황청의 영적 연대 캠페인’에 동참했다고 3일 밝혔다. 정 대주교는 이날 녹화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에서 “이번 전쟁의 참화로 많은 분들이 돌아가셔서 참으로 안타깝다. 어떤 이유로도 전쟁은 종식되어야 하고, 정당화될 수 없다. 하루속히 전쟁이 종식되고 평화가 오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 메시지는 교황청에 전달돼 우크라이나어 자막과 함께 배포된다.
진보 성향의 개신교계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한다. NCCK는 4일 대한성공회 서울 주교좌성당에서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기도회를 연다. NCCK는 “우크라이나가 비극적이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벗어나기를 염원하는 마음에서 기도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이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도 지난 2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희생자들과 그 가족에게 위로를 전하며, 하루속히 전쟁이 종식돼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원행스님은 입장문을 통해 “생명보다 더 존귀한 것은 없다는 부처님 가르침은 인류의 생명과 평화를 밝히는 거룩한 등불이다. 상대를 향한 적개심과 증오는 결국 자신을 향하는 총칼이 될 것이므로, 잔혹한 총칼을 즉시 거둬야 한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이날 “중생의 아픔이 곧 부처님의 아픔이듯 우크라이나인들의 아픔은 우리 모두의 아픔이다. 모든 인류가 희망의 등불을 환하게 밝히고 진정한 생명평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간절히 바란다”는 내용의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발원문’도 발표했다.
한편 유네스코(UNESCO) 한국위원회는 유럽·일본 등 40국의 유네스코 국가위원회와 함께 러시아 규탄 성명을 4일 공동 발의한다고 이날 밝혔다. 성명에는 군사 행동 중단, 어린이들의 교육권 보장, 문화 유산 보호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곽아람·백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