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출신으로 천주교 안동교구장을 지낸 두봉(96·본명 르레 뒤퐁) 주교가 10일 선종(善終)했다. 그는 최근 뇌경색으로 긴급 시술을 받은 후 회복 중에 상태가 악화돼 선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오를레앙의 가난하지만 신앙심 깊은 집안 출신인 두봉 주교는 21세 때 파리외방전교회에 입회했으며 1953년 사제품을 받고 이듬해 12월 한국으로 왔다. 1969년 새로 분리된 안동교구의 초대 교구장으로 임명돼 농민, 서민들과 애환을 함께했으며 농민 권익 보호에도 앞장섰다. 교구장 시절 모토는 ‘기쁘고 떳떳하게’. “한국 사람이 교구장을 맡아야 한다”며 교황청에 네 차례나 사임 청원을 한 끝에 1990년 교구장에서 퇴임했다. 최근에는 경북 의성 문화마을에서 지내며 찾아오는 방문객을 맞으며 노년을 보냈다. 2012년 만해실천대상을 수상했으며 2019년 특별귀화자로 선정돼 한국 국적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