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25% 상승해 3만6488.63에 마감했습니다. 다우는 엿새 연속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S&P500은 0.14% 오른 4793.06을 기록했습니다. 올 들어 70번째 사상 최고치입니다. 나스닥은 0.1% 하락한 1만5766.22에 마감했습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6%포인트 오른 연 1.55%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주식 또 판 머스크’, ‘액티브 펀드의 굴욕’, ‘매파가 몰려 온다’를 꼽았습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내 주식은 이미 충분히 다 팔았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안심했었는데요. 28일 기습적으로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을 대량 매도했습니다. 공시에 따르면 머스크는 28일 테슬라 주식 93만여주, 10억2000만 달러 어치를 팔았습니다. 방송에서 그 파장을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주식 또 판 머스크
이날 다우, S&P500은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지만, 시장 금리가 급등하면서 테크주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S&P500은 올 들어 70번째 사상 최고치입니다. 올해 1995년 77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에 26년만에 S&P500이 가장 많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6% 포인트 급등하면서 연 1.55%에 거래됐습니다. 내년 초까지는 미 연준에서 채권 매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며칠 간 국채 매수가 없을 것이란 전망에 시장 금리가 상승한 것입니다.
테크주 중에서는 반도체 업체 AMD 주가가 3.2% 급락했습니다.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0.95%, 아마존 0.86% 등도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한편 이날 삼성의 글로벌 바이오 업체 바이오젠 인수설이 퍼지면서 바이오젠 주가가 9% 넘게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충분히 팔았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안심했었지만, 머스크가 또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을 대량 매도했습니다. 공시에 따르면 머스크는 28일 테슬라 주식 93만여주, 10억2000만 달러 어치를 팔았습니다.
머스크는 11월 초 트위터에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지분 중 10%를 팔아도 되는지 묻는 질문을 돌연 올린 후에 주식을 팔아 오면서 테슬라 주가가 약세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22일엔 풍자 웹사이트인 ‘바빌론 비’와 인터뷰에서 “10%에 이를 만큼 충분한 주식을 팔았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테슬라 주가가 7.5% 폭등했습니다.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주식 매도가 마무리됐다고 받아들였는데 또 주식을 팔아 치운 것입니다.
이제까지 머스크가 판 테슬라 주식은 1560만 주로 약 164억 달러 어치입니다. 머스크가 10%를 판다고 했는데, 이는 1700만주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때문에 어느 정도 매도는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기는 합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장중 한 때 2% 넘게 떨어졌지만, 0.21% 하락으로 마감했습니다.
한편 미국에서 오미크론 영향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증시에 오미크론 우려가 여전히 잠재하고 있습니다. CNN은 존스홉킨스대학의 데이터를 인용해 28일 기준 미국의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 확진자가 26만5427명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지난 1월11일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 25만1989명을 넘어선 것입니다. 확진자가 급증하는 수도 워싱턴 DC에서는 스미소니언 박물관이 일시 폐쇄되는 등 거리 두기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날 CNBC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내년 전망을 조사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백만장자들에 이어 전문 투자자들도 내년 주가 전망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조사는 최고 투자 책임자, 주식 전략가, 펀드 매니저 등 400명을 대상으로 지난주에 진행됐습니다.
조사에서 내년 S&P500 주가 상승률 전망은 10% 미만이 55%로 가장 많았습니다. 10% 이상 상승한다는 전망은 20%였는데, 올해처럼 20% 이상 상승한다는 전망은 2%에 불과했습니다. 10% 미만으로 하락한다는 전망도 13%, 주가가 거의 그대로 유지된다는 전망도 10%였습니다.
현재 선호하는 주식 섹터로는 금융이 35%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경제 회복 민감주가 27%, 빅테크가 15%, 혁신기술주 13%, 필수 소비재가 10%의 순이었습니다. 내년 가장 큰 걱정 거리는 53%가 인플레이션을 꼽아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잘못된 시점에 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30%가 꼽았고, 코로나의 경제 충격은 17%에 불과했습니다.
◇ 액티브 펀드의 굴욕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펀드 정보회사 모닝스타의 자료를 갖고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 1~11월 액티브 미국 주식 펀드 중 85%가 S&P500 상승률에 못 미쳤습니다. 액티브 펀드는 펀드 매니저가 적극적으로 투자 종목을 발굴해서 사고파는 펀드를 말합니다. S&P500은 올 들어 27.6% 올랐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64%가 S&P500에 못 미쳤습니다. 작년에 S&P500은 16% 올랐습니다.
올해는 액티브 미국 주식 펀드에 가입하느니 그냥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에 돈을 넣어두는 게 맘 편했다는 뜻입니다.
액티브 미국 주식 펀드가 올해 이 같이 지수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 데는 올해 장세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주도하는 식으로 전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액티브 주식 펀드들은 아무래도 펀드 매니저가 종목을 발굴하다 보니 중소형주에서 ‘빛나는 보석’을 찾으려고 합니다.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은 미국 경제가 코로나 위기에서 회복하면서 작년에 소외됐던 주식이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대표적인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의 경우만 봐도 올 들어 14% 정도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물론 대형주 중심으로 운용했던 액티브 주식 펀드들은 S&P500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또 캐시 우드의 아크 이노베이션 ETF에서 봤듯이 올해 뜨지 않는 종목을 들고 있던 경우에는 수익률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크 ETF는 대표적인 액티브 ETF인데,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미래 전망을 보고 혁신기술주들을 골라 투자한다는 철학을 가진 펀드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테크주 중에서도 실제 실적이 좋은 빅테크를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에 그 외 테크주에 투자한 경우에는 손실을 본 경우가 많습니다.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올 들어 15%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대신 각광을 받은 것은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전략을 쓰는 ETF들이었습니다. 시장 조사업체 CFRA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미국 ETF에 들어온 자금은 8000억 달러를 상회해서 작년 한 해 들어온 5040억 달러를 훨씬 넘어섰습니다. CFRA는 올해 미국 ETF로 9000억 달러가 들어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온 미국 ETF는 미국 주식 시장 전체에 투자한다는 개념을 가진 뱅가드 토털 스톡 마켓 ETF였습니다. 그 외에도 톱 5 ETF 중에 3개가 S&P500을 추종하는 ETF였습니다.
월가의 시장 조사 업체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S&P500 추종 ETF를 가장 크게 움직인 5개 주식을 꼽았습니다. 데본 에너지는 올 들어 180% 상승했습니다. 데본 에너지는 주로 미국에서 셰일 원유와 천연가스의 탐사, 개발,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다음은 사이버 보안 회사인 포티넷으로 147% 상승했습니다. 메타버스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는 130% 상승했습니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인 포드도 전기차 생산 등에 뛰어 들면서 주가가 134% 상승했습니다. 코로나 백신 개발 회사인 모더나도 올해 137% 주가 상승했습니다. 만약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이 이들 주식을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에 포함시켰다면 수익률이 좋게 나왔을 것입니다.
다만, 액티브 주식 펀드는 펀드 매니저의 투자 스타일에 동의하고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 해 수익률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매파가 몰려 온다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역연방은행 총재들이 대거 매파로 바뀌게 됩니다. 연준 내 매파는 인플레 대응을 위해 돈줄의 죄자는 주장을 하고 있고, 이에 반해 비둘기파는 완전 고용을 위해서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최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기존의 비둘기파적 성향에서 매파적 성향으로 좀 더 옮겨 갔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연준의 매파적인 성향이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옵니다.
내년에 새로 의결권을 갖게 되는 지역연방은행 총재들은 에스더 조지 캔자스연방준비은행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 그리고 새로 임명될 보스턴준비은행 총재입니다. 전임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연준 총재는 작년 9월 조기 사임했습니다. 보스턴연준 총재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대행해서 의결권을 행사하게 됩니다.
FOMC에는 제롬 파월 의장을 포함해 연준 이사 7명(현재 3명이 공석)과 지역연방은행 총재 5명 등 12명이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돼 있습니다. 지역연방은행은 12개가 있지만 5개에만 의결권을 주는 것입니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항상 의결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새로 의결권을 갖는 지역연방은행 총재들 면면을 보면 모두 매파적 성향이 강합니다. 특히 테이퍼링 가속화와 조기 금리 인상의 목소리를 높였던 불러드 총재가 포함됩니다. 메스터 총재도 앞서 테이퍼링 가속화에 찬성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적이 있고, 조지 총재도 높은 인플레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명한 적이 있습니다.
반면 올해 의결권을 갖고 있다가 내년에는 의결권이 없어지는 지역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연방준비은행 총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총재입니다. 이중 에반스, 데일리 총재 등은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인사입니다.
월가의 관심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3명의 연준 이사를 새로 지명하면서 비둘기적 성향 인사로 채울 것이냐는 것입니다. 월가에서는 균형을 맞춰줘야 한다는 말이 슬슬 나오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유동성(돈)이 풍부하게 넘쳐 나는 게 자산 시장에는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신임 연준 이사 중 한 명으로 사라 블룸 라스킨 전 재무부 차관을 검토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사이면서 동시에 은행감독 담당 부의장을 맡길 것이란 전언입니다. 라스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월가를 규제하는 법안인 도드-프랭크법 입안에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월가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통화정책에 대한 스탠스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밖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흑인 경제학자인 리사 쿡 미시간주립대 교수와 필립 제퍼슨 데이비슨대 교수를 신임 연준 이사로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다우, S&P500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올해 산타랠리가 빗겨가지 않았다는 말이 나옵니다. 하지만 시장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테크주에서 다시 힘이 빠지고 있습니다. 증시가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좌우를 둘러 보시기 바랍니다. 둘째, 월가의 액티브 주식 펀드들이 대거 지수 상승률에 못 미친다고 합니다. 전문가도 종목을 골라서 투자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없다면 ETF 투자로 시장의 평균 수익률만 노려보는 것도 초보자에게는 좋은 투자법입니다. 셋째, 미 연준의 성향이 점차 인플레에 적극 대응하는 쪽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내년에 긴축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뀌는 연준의 태도를 고려해서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따져볼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