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45% 하락해 3만5111.16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2.44% 떨어진 4477.44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3.74% 하락한 1만3878.82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유가는 2.28% 오른 배럴당 90.27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서부텍사스유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0월 이후 처음입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갈라진 FAANG’, ‘미 의원들의 최애 주식’, ‘서비스업 심리 하락’을 꼽았습니다.

메타(페이스북)는 ‘어닝 쇼크’ 실적을 발표하면서 하루 동안 주가가 26.5% 폭락했습니다. 메타는 2021년 4분기 매출 336억 달러(전년 대비 20% 증가), 영업이익 125억 달러(1% 감소), 순이익 102억 달러(8% 감소)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메타플랫폼은 컨퍼런스콜에서 시장의 예상보다 낮은 향후 실적 전망치를 제시했습니다.

반면 알파벳(구글)은 2021년 4분기 매출 753억 달러(전년 대비 32% 증가), 영업이익 218억 달러(39% 증가), 순이익 206억 달러(35% 증가)의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 콜에서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광고 사업부의 매출이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매출과 수주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방송에서 엇갈리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내용과 전망을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갈라진 FAANG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주가 급락으로 한묶음으로 봤던 빅테크,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이 실적에 따라 크게 갈라지는 모습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애플과 알파벳은 ‘어닝 서프라이즈’, 메타는 ‘어닝 쇼크’를 기록한 것입니다.  전날 장 마감 후 ‘어닝 쇼크’ 실적을 발표한 메타 주가는 이날 26.5% 폭락하면서 전반적인 주가 하락을 불렀습니다. FAANG만 보면, 애플 1.7% 하락, 아마존 7.8% 하락, 넷플릭스 5.5% 하락, 알파벳 3.3% 하락 등입니다. 하지만 애플은 그래도 주가를 방어하는 모습입니다.

기업들의 작년 4분기(10~12월) 실적 발표 시즌이 진행되는 가운데, 애플과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주 미국 시가총액 1, 2위 기업 애플, 마이크로소프트가 실적을 발표했으며 두 기업 모두 시장의 기대치를 넘어선 실적과 향후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하면서 당시 주가가 반등했습니다. 현재 투자자들의 초점은 금리가 상승하고 코로나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향후 실적을 어느 정도로 전망하는지에 맞춰져 있습니다.

미국 시가총액 3위 알파벳은 1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 넘었으며 향후 실적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치를 발표했습니다. 주가는 다음 날 7.52% 상승했습니다.

알파벳의 자회사인 구글의 로고 앞을 지나는 사람들. /로이터 연합뉴스

알파벳은 2021년 4분기 매출 753억 달러(전년 대비 32% 증가), 영업이익 218억 달러(39% 증가), 순이익 206억 달러(35% 증가)의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 콜에서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광고 사업부의 매출이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매출과 수주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핵심 사업부인 유튜브도 크리에이터를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으며 쇼트 비디오, 쇼핑,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반도체 대표기업 AMD도 같은 날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한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AMD는 2021년 4분기 매출 48억 달러(전년 대비 49% 증가), 영업이익 12억 달러(39% 증가), 순이익 9.7억 달러(45% 감소)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클라우드 서버에서 경쟁사인 인텔의 점유율을 빠르게 빼앗아오면서 고성장했습니다. AMD는 2022년에도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를 통해 고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적 발표 다음 날 주가는 5.12%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메타는 ‘어닝 쇼크’에 해당하는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사명을 바꾼 메타플랫폼은 2021년 4분기 매출 336억 달러(전년 대비 20% 증가), 영업이익 125억 달러(1% 감소), 순이익 102억 달러(8% 감소)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메타플랫폼은 컨퍼런스콜에서 시장의 예상보다 낮은 향후 실적 전망치를 제시했습니다. 애플의 스마트폰 운영체계인 iOS가 개인정보 제공을 차단하면서 광고의 효율성이 떨어졌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광고주들이 비용압박을 느끼고 있으며 이로 인해 향후 광고매출이 부진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알파벳의 긍정적인 광고 매출 전망과 대비됩니다.

주가 하락을 나타내는 컴퓨터 스크린 위에 메타 로고가 놓여져 있다. /연합뉴스

페이팔도 1일 장 마감 후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지난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일 주가 24.59%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매출은 두자릿수 성장하면서 기대치를 충족했으나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기대치를 하회했고 특히 신규활성계좌수가 급감하면서 향후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한편 아마존은 이날 장 마감 후에 실적을 발표했음. 아마존은 전년보다 매출이 9% 늘었다고 발표했으며, 리비안 투자로 이익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당 순이익은 27.75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아마존은 프라임 서비스의 연간 가격도 119달러에서 139달러로 인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아마존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한 때 15% 이상 급등했습니다.

월가 증시는 1월 큰 폭의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지난 3년간 주가가 크게 올랐다는 부담과 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입니다. 특히 실적이 부진하거나 기대감만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던 주식들의 급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높은 주가와 과도했던 기대치들이 조정되고 나면 가격이 싸진 우량기업들이 주목받게 될 것입니다. 기업들이 발표하는 실적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우량기업들을 선별해야 할 시기입니다.

◇ 미 의원들의 최애 주식

인베스터즈 비즈니스 데일리가 미국 의원들의 주식 거래를 추적하는 사이트인 캐피톨 트레이즈의 자료를 분석해서 최근 1년간 미국 의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이 뭔지를 전했습니다.

별도로 마켓워치가 캐피톨 트레이즈의 자료를 분석한 것에 따르면 미국의 의원 113명이 작년 한 해 3억5500만 달러 어치의 주식을 직접 거래했습니다. 1억8000만 달러(약 2170억원) 어치를 매수했고, 1억 7500만 달러 어치를 매도했습니다. 주식 거래는 민주당이나 공화당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이 2억100만 달러를 거래해서 민주당 의원들의 1억5400만 달러보다는 많았습니다.

미국에서는 의원들과 가족이 주식 거래를 하는 경우에 45일 이내에 공개를 하도록 하고 있으나, 의원들이 기한을 잘 지키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또 정확한 거래 가격이나 규모를 공시하지 않고, 1001달러~1만5000달러 식으로 범위로 공개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캐피톨 트레이즈에서 가격과 주식 거래 규모를 추정해서 집계한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 의원들의 주식 매수가 업종 중에서는 테크주에 치우쳐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12개월간으로 따지면 미 의원들은 9320만 달러 어치의 테크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전체 매수 규모의 52% 정도를 차지합니다. 50명 이상의 의원이 1100번 이상 테크주를 매수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두 번째로 많은 매수 업종은 에너지 주식이었습니다. 3100만 달러 어치의 에너지 업종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에너지 업종의 대표 ETF(상장지수펀드)인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ETF의 주가가 지난 12개월 동안 70% 이상 오른 것으로 감안해 보면 에너지 주식들의 주가가 꽤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에너지 업종은 배당 수익률이 높습니다.

미국 의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개별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였습니다. 지난 12개월 동안 600만 달러 어치 이상 매수했습니다. 수익률도 짭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2개월 간 마이크로소트프 주식은 24% 이상 올랐습니다.

미국 뉴욕의 한 마이크로소프트 매장 앞 모습. /AP 연합뉴스

미국 의원들이 2번째로 많이 매수한 주식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었습니다. 550만 달러 어치를 매수했습니다. 알파벳 주식도 지난 12개월 간 40% 가까이 올랐습니다.

세 번째는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였습니다. 500만 달러 어치를 매수했습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2개월 간 75% 이상 올랐습니다.

네 번째는 350만 달러 어치 매수한 아마존이었는데, 아마존 주가는 지난 1년간 16%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의원들이 매수한 톱5 주식 중에서 유일하게 투자에 실패한 경우입니다.

다섯 번째에서 에너지 업종 주식이 나타났습니다. 셸 미드스트림 파트너스였습니다. 정유회사 셸의 파이프라인 등의 보유하고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의원들은 330만 달러 어치를 매수했습니다. 주가는 12개월 간 17%쯤 상승했는데, 놀라운 것은 배당 수익률이 9.4%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주가 상승으로 인한 차익 뿐만 아니라 배당도 많이 챙길 수 있는 주식인 것입니다.

그 외에 미국 의원들은 애플(300만 달러), 넷플릭스(300만 달러) 등의 주식도 많이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이한 것은 미국 의원들의 주식 매수 상위 종목에 메타(페이스북)가 들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 서비스업 심리 하락

이날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이 발표한 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9.9로 전달의 62.3에서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60보다 다소 낮았습니다. 서비스업 PMI는 미국에서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작년 2월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ISM(공급관리협회)이 집계한 미국 서비스업 PMI(구매관리자지수) 추이. /자료=ISM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하강을 의미합니다. 여전히 경기 확장 국면이기는 하지만 이번에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60 아래로 떨어지면서 서비스업 심리가 나빠지는 게 경기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의 70%를 서비스가 차지하기 때문에 서비스업 심리 하락은 전반적인 경기 하락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정보 제공 업체인 IHS 마킷이 조사한 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1.2로 전달의 57.6에서 크게 하락했습니다.

오미크론 변이가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ISM의 앤서니 니베스 협회장은 “대부분 응답자는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이슈에 계속해서 영향을 받고 있다”며 “더군다나 오미크론 변이가 업무가 가능한 직원 수를 줄어들게 하면서 영업을 방해했다”고 했습니다. 크리스 윌리엄슨 IHS마킷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체들은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에 노동력 부족, 공급망 이슈, 비용 증가와 인플레이션 급증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은 1분기 성장률이 급속히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나온 민간 고용도 1월에 ‘깜짝’ 감소를 나타냈습니다. ADP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민간 고용은 1월에 30만1000명이 감소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20만명 증가와 거꾸로 간 것입니다.  민간 고용이 감소한 것은 2020년 12월 이후 처음입니다.

미국 마이애미의 한 상점 앞에 내걸린 구인 공고. /AFP 연합뉴스

다만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23만8000명으로 전주보다 2만 3000명 줄었습니다. 미국의 1월 공식 고용 동향 집계치는 4일 발표됩니다. 월가에서는 1월에 신규 일자리 증가가 15만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만 월가는 오미크론의 경제 영향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빅테크 주가가 실적에 따라 춤을 추고 있습니다. 실적이 부진하거나 기대감만으로 상승했던 주식들은 주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발표하는 실적과 향후 전망을 보면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야 하겠습니다. 둘째, 미국 의원들이 지난 1년간 테크주 매수를 꽤 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성장에 대한 기대는 일반 투자자나 정치인이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성장에 대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테크주는 무엇인지 고심해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미국에서 서비스업 심리가 급랭하고 있습니다. 오미크론 확산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경기 둔화는 기업 실적에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준이 긴축 정책의 속도 조절에 나설 계기도 될 수 있습니다. 향후 추이를 주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