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55% 상승한 3만4063.10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2.24% 오른 4357.86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3.77% 급등한 1만3436.55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2.19%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금리 여섯 차례 더 올린다’, ‘양적긴축은 5월 시작’,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을 꼽았습니다.
미 연준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결정했습니다. 연준은 FOMC 가 끝나고 앞으로 금리 행보에 대한 신호도 줬습니다. 연말 연1.9%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됩니다. 올해 남은 FOMC는 6차례입니다. 매번 금리를 올려야 가능한 수준입니다. 5웝에는 양적 긴축도 시작합니다. 방송에서 구체적인 긴축 경로를 예상해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금리 여섯 차례 더 올린다
미 연준은 16일까지 열었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대로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결정했습니다. 2018년 말 이후 3년3개월만에 첫 금리 인상이고, 2020년4월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되면서 ‘제로(0) 금리’로 낮춘 후로 따지면 2년 만에 첫 금리 인상입니다.
실은 월가의 관심사는 이번에 금리를 올리는 것보다는 향후 미 연준의 긴축 행보입니다. 이번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것에 대해 이미 이달 초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의회에서 강력한 신호를 줬기 때문입니다. 연준은 FOMC 후에 향후 금리 전망을 ‘점도표(dot plot)’을 통해 앞으로 금리 행보에 대한 신호를 줬습니다.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연준 위원들의 기준 금리 전망의 중간값은 약 연1.9%였습니다. 이번에 기준 금리를 제로 금리에서 0.25%로 올렸기 때문에 앞으로 1.65%포인트를 더 올려야 한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0.25%포인트씩 올린다면 7차례 추가로 올려야 합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올해 남은 FOMC는 6차례입니다. 그래서 월가는 올해 추가로 6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고 해석합니다.
그런데 파월 의장은 이달 초 의회에서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지거나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어느 한 회의나 여러 번의 회의에서 금리를 25bp(1bp는 0.01%포인트)보다 공격적으로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0.5%포인트 인상이라는 ‘빅스텝’ 인상이 올해 언제든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점도표를 봐도 올해 어느 회의에서든지 0.5%포인트 인상을 하면 연말 전망인 연 1.9%에 도달합니다. ‘빅스텝’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신호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이번 금리 인상 결정도 만장일치가 아니었습니다. ‘빅스텝’ 인상론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0.25%포인트 금리 인상은 8대1로 결정이 됐는데, 의결권을 가진 위원 중 한 명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가 0.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언제든지 0.5%포인트 인상이 나올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할 것입니다.
한편 점도표에서 내년 말 금리 전망은 연 2.8%입니다. 내년에도 3~4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2024년 말 전망은 연 2.8%이어서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은 내년에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종 목표 금리는 가장 최근의 금리 인상기인 2015~2018년의 연 2.5%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점도표를 ‘금과옥조’처럼 변하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안 됩니다.
예컨대 지난 금리 인상기의 경우, 2015년 12월 첫 금리 인상 때 FOMC의 점도표에서 연준은 그 다음해인 2016년의 금리 중간값으로 연 1.375%를 제시했습니다. 0.25%포인트씩 올린다면 3~4번 올린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2016년에 12월 들어서 한 차례 올리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당시 미국 경제 상황은 2016년 성장률이 1.7%에 불과해 회복세가 더뎠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 정도로 물가 안정세였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물가 상승세가 당시보다는 가파르고 성장률도 높기 때문에 상황은 다르지만, 점도표 대로 미 연준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기억해 둬야 합니다.
한편 이번에 연준은 물가 전망도 바꿔서 제시했습니다. 올해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물가 기준으로 물가 상승률 전망은 4.1%였습니다. 작년 12월 FOMC에서 냈던 2.7%보다 훨씬 높아졌습니다. 연준의 물가 목표 2%를 상회합니다. 또 2023년 물가 전망도 2.6%, 2024년 2.3%로 계속해서 물가 목표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인정했습니다. 모두 작년 12월 냈던 전망인 2.3%, 2.1%보다 높였습니다.
이날 연준 결정에 따라 시장 금리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2.19% 기록했습니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0.1%포인트나 오른 연 1.95%를 기록했습니다.
◇ 양적긴축은 5월 시작
미 연준의 올해 긴축 정책 중 또 하나의 이슈는 ‘양적긴축(Quantitative Tightening)’입니다. 연준이 장기 금리를 낮추기 위해 시장에서 국채와 모기지담보증권(MBS) 등을 매입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대차대조표에서 자산이 9조 달러 가까이 불어났는데, 이를 축소하는 정책이 양적긴축입니다. 지난 1월 초 연준의 12월 FOMC 의사록 공개 때 위원들이 양적긴축도 논의했다는 사실이 나오면서 월가 시장이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연내에 양적긴축을 시작하겠다고 시사했습니다. 1월 FOMC에서는 별도 성명서를 내고, 대차대조표 축소 과정은 금리 인상이 시작된 후에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파월 의장은 앞서 의회에서 양적긴축을 어떤 속도로 진행할지는 이달 FOMC에서 논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파월 의장은 대차대조표 축소가 이르면 5월에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다가오는 한 회의에서 대차대조표 축소 시작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어 이르면 “5월에 열리는 우리의 다음 회의에서” 양적긴축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음 FOMC는 5월 3~4일 열립니다.
이에 따라 5월 FOMC에서는 금리 인상과 동시에 양적 긴축을 시작한다는 발표가 나올 수 있겠습니다. 양적 긴축 규모에 대해서 파월 의장은 밝히지 않았지만, “위원들이 이번 회의에서 좋은 얘기들을 했고, 상세한 내용은 3주 후에 회의록 공개 때 나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결정은 내리지 않았지만 윤곽은 논의가 됐고, 논의 내용은 회의록을 통해서 밝히겠다는 것입니다.
파월 의장은 “(양적긴축의) 프레임워크는 지난번 진행할 때 익숙해졌던 사람들에게는 매우 익숙하게 보일 것”이라며, 다만 “다만 지난 번보다는 더 빠르게 시작되고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연준은 2015~2018년 금리 인상기 때 2017년 10월 양적긴축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2년에 걸쳐 4조5000억 달러에 달하던 연준 보유 자산을 매달 최대 500억 달러씩 해서 약 6000억 달러(13%) 줄인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작년 12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발언한 내용이 있음. 월러 이사는 대차대조표 규모를 현재 GDP(국내총생산)의 35%에서 약 20%로 되돌리는 걸 선호한다는 취지로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가정해 보면 연준의 자산을 현재의 절반 쯤인 약 4조 달러를 줄여야 합니다. 2017~2019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매달 1000억 달러를 줄인다고 해도 3년 넘게 걸리는 일입니다.
일단 연준은 보유 자산 중에서 부동산 관련 채권인 MBS부터 줄이면서 자산을 국채 중심으로 구성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는 부동산 관련 금리를 높이게 됩니다. 다만 미국 가계의 부동산 대출 중 고정금리 대출은 90% 쯤이어서 기존 가계에 부담이 늘어나기 보다는 신규 가계 대출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주택 가격을 잡으면서도 가계에는 큰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국 전역의 부동산 가격을 나타내는 지표인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지수는 작년에 18.8%가 올라 이 지수가 집계된 1988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소비자물가의 3분의1 쯤이 주거 비용인데, 양적긴축은 이런 식으로 물가를 잡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이날 미국 월가 증시는 오후 2시 미 연준의 FOMC 후 성명서가 나오자 예상보다 인플레 대응을 강하게 하는 ‘매파’적인 모습이라고 해석하면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견고하다고 강조하자 상승세로 반전했습니다. 결국은 올해 7차례 금리 인상 횟수를 내다보는 월가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는 매우 강하고,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잘 자리잡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파월은 ‘민첩한’ 정책 대응 의지도 강조했습니다.
다만 급격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인플레를 통제하지 못할 위험성과 과도한 긴축으로 인해서 경기가 하강할 우려는 상존하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은 ‘인플레’와 ‘인플레 기대’가 더 상향될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는데, 이는 더 강한 긴축 정책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있습니다. FOMC는 성명서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엄청난 인간적, 경제적 고통을 초래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불확실하지만,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에 상방 압력을 더하고 경제 활동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연준 정책에 비판적인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하버드대 교수)은 이날도 워싱턴포스트에 실은 칼럼에서 현재 연준의 정책은 물가도 못 잡고 경기는 침체로 이끌게 해서 스태그플레이션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머스는 연준이 보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서 물가를 우선 잡아야 경기도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머스는 앞서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는 파월 의장의 분석이 잘못 됐다면서 물가를 잡기 위해 연준이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날 나온 소매 판매 지표는 인플레가 소비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3% 증가한 6581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월가 전망인 0.4% 증가보다 적은 것입니다. 또 1월의 4.9% 증가에서 증가세가 확 떨어진 것입니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여서, 소매판매 추이는 미국 경제의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특히 휘발유 가격 상승의 영향이 다른 소비를 옥죄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월 휘발유 지출은 전달보다 5.3% 확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 판매는 전달보다 0.2% 줄어 들었습니다.
월가에서 상정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스토리인 유가 상승 등으로 다른 소비가 줄어서 침체에 빠진다는 얘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합의 기대 등으로 유가가 떨어지고 있어 향후 추세를 봐야 합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는 1.5% 하락한 배럴당 95.04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이는 지난주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진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 연준이 올해 앞으로 금리를 여섯 차례 더 올린다는 신호를 줬습니다. 월가는 기존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주가 상승으로 화답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금리 인상 리스크는 적지 않습니다. 안전벨트를 꽉 매시기 바랍니다. 둘째, 금리 인상과 동시에 또 다른 긴축 정책인 양적긴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르면 5월 시작한다고 합니다. 돈줄을 죄면 주가에는 악재이지만, 그 정도를 견딜 수 있을 정도로 경제가 좋다는 의미이면 주가에 호재입니다. 미 연준의 긴축 정책 추이를 앞으로도 계속 주의 깊게 점검해야 하겠습니다. 셋째, 미국에서 유가 급등으로 인한 휘발유 소비 부담 때문에 다른 소비가 타격을 받을 우려가 나옵니다. 이는 기업 실적에도 부담이 됩니다. 아직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낮다고는 하지만, 레이더를 항상 켜고 미국 소비의 움직임을 챙겨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