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현대차 울산 공장에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 최초 양산 수소차 넥쏘를 타고 도착했다. ‘미래차 뉴딜’ 세부 전략 발표 행사를 위해서다. 문 대통령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안내를 받아 넥쏘의 생산 라인을 둘러봤다. 넥쏘는 이날 국내 누적 판매 1만대를 돌파했다. 한 국가에서 1만대 이상 팔린 수소차는 넥쏘가 세계 최초다. 정 회장은 “현재 609㎞인 주행거리를 800㎞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 당시 정 회장에게 “현대차, 특히 수소차 부분은 내가 홍보 모델이에요”라고 했던 문 대통령은 이날 정 회장을 “우리 회장님”이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현대차 울산 공장은 혁신에서 1등 기업이지만 노사 협력과 미래 비전에서도 1등 기업”이라며 올해 노사의 무분규 임단협 타결도 높이 평가했다.
◇2025년 전기차=내연기관차, 도심 항공기도 상용화
이날 정부는 “2025년 전기차 가격을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배터리 등 핵심 부품 연구개발, 전기차 전용 플랫폼 등을 통해 가격을 현재보다 1000만원 낮추고, 에너지 효율을 높여 연료비용도 낮추겠다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기차를 6년 쓰는 총비용(구매가격+연료비)이 내연기관 6년 비용과 같아지게 하겠다는 의미”라며 “보조금 없이도 비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연내에 ‘배터리 리스(대여)’ 시범사업을 통해 구매 가격을 현재의 절반인 2000만원 이하(보조금 적용 기준)로 낮춘 전기차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전기차를 휴대폰처럼 언제 어디서나 충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전기차 충전기를 50만기 이상 구축(급속·완속·콘센트)한다. 현재는 완속 5만642기, 급속 8989기, 콘센트 300여기가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설치된 초급속 충전기를 1만5000기로 늘리고, 올해부터 설치중인 콘센트 보급도 크게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친환경차 수요 창출을 위해 내년부터 주요 공공기관 차량은 100% 전기·수소차로 구매한다. 또 경기·경남 등 6개 지자체는 2040년까지 수소 상용차 1만200대(버스 7200대, 트럭 3000대)를 보급한다. 수소차 충전소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100곳을 완공하고, 2025년까지 총 450곳 설치한다.
현대차가 1월 CES(국제가전박람회)에서 공개한 도심 항공기는 당초 현대차 예상(2028년)보다 빠른 2025년에 최초로 상용화한다. 2030년엔 10개 노선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정부는 2차전지, 연료전지, 2차전지 소재·부품·장비 등 미래차 핵심 부품을 완성차 60만대 가치의 신수출 상품으로 육성하겠다고도 밝혔다.
◇2022년 자율주행 3단계 양산, 2024년 레벨 4 일부 상용화
정부는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2025년까지 교통사고 40%, 교통 정체를 20% 줄이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22년 고속도로자율주행(레벨 3)이 가능한 차를 본격 양산한다. 3단계는 고속도로 구간에서 전방 주시를 하지 않아도 되고 경고가 울릴 때 운전대로 즉시 복귀하면 된다. 2024년에는 레벨 4 자율주행 기술을 스마트시티 등에서 일부 상용화한다. 4단계는 제한된 지역 내에서는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다. 2027년에는 레벨 4 자율주행차를 양산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21~2025년 모든 고속도로(4075㎞)와 주요 간선도로에 ‘차와 도로’, ‘차와 차’간 통신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미래차 뉴딜 전략’은 대부분 현대차 등 기업들이 기존에 추진하던 미래차 전략과 그동안 정부가 발표했던 수소경제, 미래차 로드맵 등과 겹쳐 있어 ‘우려먹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대한 정부 의지는 업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치열한 미래차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각국 정부의 ‘지원 경쟁’도 치열하다”며 “실질적 이행 노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