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23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서 전날보다 2.19% 빠진 698.84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17일(798.15달러) 이후 단 4거래일만에 100달러가 빠진 것(-12.4%)이다.
테슬라는 최근 나흘 연속 주가가 하락하면서 뉴욕 증시 3대 대표 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 편입에 따른 상승분을 거의 반납했다. 작년 12월 21일 편입 당시 테슬라 주가는 649.86달러였다.
테슬라 주가 급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건 가상화폐 비트코인이다. 테슬라가 이달 초 비트코인 15억 달러(약 1조6665억원) 어치를 사들이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연일 비트코인 지지 발언을 쏟아내면서, 테슬라 주가와 비트코인 가격은 동반 상승세를 탔다.
비트코인 가격은 21일 5만8000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머스크가 “값이 비싸긴 한 것 같다”며 입방정을 떨고, 이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라고 지적하면서 23일 4만5000달러까지 급락했다. 테슬라 주가와 마찬가지로 하락한 것이다. 비트코인은 24일 오후 5만1000달러 안팎으로 거래 중이다.
한편 테슬라 주가 급락의 원인이 비트코인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단 최근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테슬라를 포함한 기술 기업들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작년에만 주가가 7배 이상 올라 거품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테슬라는 2018년 미·중 갈등 속에서도 중국에 대대적 투자를 집행하며 중국 정부의 비호를 받아왔지만, 올 들어선 테슬라 중국 사업 담당자가 중국 당국에 불려가 질타를 받는 등 분위기가 돌변하기도 했다.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이 조립 품질이 더 뛰어난 전기차를 속속 출시하며, 전기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테슬라는 지난해에만 50만여대를 판 전기차 1위 업체지만, 유럽에선 폴크스바겐, 중국에선 상하이GM우링 등 현지 업체의 추격을 받고 있다. 미 웨드부시 증권 대니얼 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노력이 테슬라 투자자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