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삼성SDI의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향후 하이브리드 신차에 탑재하기로 했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배터리 회동을 가진 뒤 양사의 협력이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9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재계 신년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삼성SDI는 2024년부터 출시되는 하이브리드 신차에 탑재할 원통형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넣고 있지만, 2024년부터는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로선 공급처 다변화를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5월 삼성SDI 천안공장에서 만났고, 두 달 뒤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다시 만났다.

현대차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삼성과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양사는 ‘선행배터리연구소' 설립을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전고체 배터리 주요 특허가 있고, 삼성SDI는 국내 업체 중에는 가장 빠른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미래 배터리 기술 내재화를 원하는 현대차가 삼성을 유력한 파트너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6월 출시하는 전기 픽업트럭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