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레저용 차량(RV)’ 시장에서 소형·준중형 SUV가 저물고, 중대형 SUV와 미니밴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차박(차에서 숙박)’ 등 여행 수요가 증가한 데다 공간이 넓고 실용성이 높은 차가 인기를 끌면서 판도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1~5월 국내 완성차 5사의 RV 모델 판매(27만9169대)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 늘었다. RV 중에선 중대형 SUV·미니밴 판매는 급증한 반면 소형·준중형SUV 판매는 급감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RV 최다 판매 모델은 미니밴인 기아 카니발(3만9605대)이다. 7~11인승까지 선택 가능한 카니발은 월평균 8000대가 팔리며 ‘국민 패밀리카’로 떠올랐다. 그랜저와 포터에 이어 국내 베스트셀링 모델 3위를 기록했다.
중형 SUV 시장은 기아 쏘렌토(3만3898대)와 현대차 싼타페(1만8943대), 제네시스 GV70(1만8563대)이 이끌었다. 특히 쏘렌토는 국산 SUV 최초로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출시돼 인기를 끌었다. 대형 SUV 중에선 현대차 팰리세이드(2만4577대)가 출시 4년 차임에도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1위를 기록하며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했다.
반면 쌍용 티볼리, 르노삼성 QM3, 쉐보레 트랙스가 주도한 소형 SUV는 판매가 9.3% 감소했고, 현대차 코나, 기아 니로가 주도한 준중형 SUV 시장은 무려 47% 넘게 판매가 쪼그라들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중대형 선호 현상에 따라 업체들도 소형, 준중형 SUV 후속 모델 출시에 소극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