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자회사로 일본 상용차 1위인 히노자동차가 6년 동안 배출 가스와 연비를 조작해온 사실이 드러나 일본 자동차 업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2015~2016년 폴크스바겐의 디젤 게이트, 2016년 미쓰비시의 연비 조작 사건으로 전 세계의 비난을 받았는데 히노자동차가 그 무렵부터 조작을 해왔다는 것이다.
히노자동차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소 2016년부터 배출 가스와 연비를 조작한 사실이 사내 조사에서 드러났다고 밝혔다. 시모 요시오 히노 회장은 “있을 수 없는 부정행위로 경영진의 책임이 매우 무겁다”며 사과했고, 오기소 사토시 사장은 “연비 목표 달성과 일정 엄수 압박을 감당하지 못해 데이터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히노가 조작한 대상은 중·대형 트럭과 관광버스용 엔진 3종으로, 지난달 말까지 판매한 11만3469대에 탑재됐다. 히노는 시험 도중 정화 장치를 새것으로 교체하거나, 실제보다 배출 가스 양은 적고 연비는 더 좋아지도록 측정 장치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내에선 히노와 국토교통성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으며, 도요타도 일부 자사 버스에 문제의 엔진을 탑재한 사실이 드러나 불똥이 튀고 있다. 대형 디젤 트럭이 갈수록 엄격해지는 환경 규제를 충족하기 어려워지면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디젤차는 배출 가스 저감 장치를 추가로 달수록 출력이 낮아지고 연비는 떨어지는 딜레마가 있다”며 “승용차는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지만, 전기 트럭이나 수소 트럭은 가격이 지나치게 높고 아직 기술·인프라 한계가 있어 당장 대안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