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전기차에 한 남성이 충전기를 꽂고 있는 모습. /로이터

“2025~2026년 전기차 배터리 부족 현상이 찾아올 것입니다. 이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아시아에 대한 의존이 커져 문제가 생깁니다.”

유럽 완성차제조사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르스 CEO(최고경영자)는 10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주최한 미래차 컨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타바르스 CEO는 배터리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전기차 가격이 저렴해질 수 없고, 제조업체의 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래차 컨퍼런스에 참석한 글로벌 완성차업체 CEO들은 유럽의 급진적인 전기차 전환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유럽은 2035년부터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만 판매가 가능하고, 모든 내연기관차 제조 및 판매가 불가능하다. 2025년부터는 현재보다 강화된 탄소 규제 정책 ‘유로7′이 적용된다.

9일 발표자였던 폴크스바겐 CEO 허베르트 디에스는 “배터리 공급 문제와 충전소 인프라 확대가 더뎌 전기차를 더 많이 출시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충전소 등 인프라가 충분히 깔려야 전기차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제조업체의 전동화에도 제약이 걸리고 있다는 의미다.

루카 드 메오 르노 CEO도 같은날 전동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전기차가 늘어나면 프랑스에서만 5~7만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속이 단순해지는 전기차 특성상, 완성차와 부품 업체가 고용하는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는 “소위 ‘요람에서 무덤까지’ 탄소배출량을 고려하면 전기차가 결코 탄소배출이 적지 않다”고도 했다. 드 메오 CEO는 “전기차는 주행 중 탄소를 배출하지 않을 뿐 차량 제조, 유통, 처분부터 원자재 추출, 전기 발전과정 중 발생하는 탄소량까지 계산하면 그 양이 결코 적지 않다”며 “오히려 가솔린 엔진 장착 차량이 더 적게 탄소를 배출하는 조사도 있다”고도 말했다.

BMW CEO 올리브 집세는 “당분간 내연기관 사용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전 세계 모든 차량이 10년 이내에 전기차로 전환돼야 내연기관 기술의 추가 개발을 중단할 수 있는데, 이 같은 일이 빠른 시일 내 실현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