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자동차제조사 르노가 러시아 법인(아브토바즈)과 공장 지분 등 러시아 사업 부문 전체를 2루블(약40원)에 러시아 국영기업과 모스크바시에 매각한다. 1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 타스통신 등 유럽과 러시아 주요 매체에 따르면 르노는 모스크바 자동차 공장 ‘르노 로시야’(르노 러시아)의 지분 100%를 모스크바시, 러시아 현지 자동차 기업 ‘아브토바스’의 지분 68%는 러시아 국영 자동차개발연구소 ‘NAMI’로 넘기기로 했다. 매각 가격은 2루블로, 르노는 이번 거래로 약 3조원에 달하는 회계상 손실을 감당하게 됐다. 러시아 산업통상부는 이 같은 거래를 승인했고, 르노와 러시아는 본격적인 사업 이관 절차를 밟게 된다.
러시아는 르노 매출의 10%, 영업이익의 5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었다. 러시아 시장 점유율 1위도 르노의 자회사였던 아브토바스였다. 하지만 르노는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정부의 압박에 러시아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하자 매각을 결정했다. 지난 2월엔 러시아 공장 생산을 재개했다가 유럽 주요 국가와 의회의 반발을 이기지 못하고, 반나절만에 다시 공장 가동을 중지하기도 했다. 프랑스 정부는 르노 지분 15%를 갖고 있다. 루카 드 메오 르노 CEO는 최근 “러시아 사업 부문 매각은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르노와 러시아는 이번 계약에 향후 6년 안에 르노가 해당 공장과 브랜드를 다시 인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으로 알려졌지만, 르노가 다시 러시아 시장에 돌아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