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따른 미·중 갈등 악화 속에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이 북미 투자 계획 발표를 보류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CATL은 올 상반기 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34%를 차지한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다.
CATL은 미국과 멕시코에 50억 달러(6조5000억원)를 들여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고 인센티브 등 막판 조율 중인 상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CATL은 당초 수주 내 최종 부지 등 투자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9~10월로 미뤘다고 한다. 외교가와 중국 배터리 업계에선 CATL이 미중 관계가 민감해진 시기에 자신들의 발표로 긴장이 고조되거나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거스를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CATL 본사가 위치한 푸젠성은 지리적으로 대만을 곧바로 마주하는 곳이다. 중국은 4일부터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대대적 군사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CATL이 배터리 공장 부지로 물색 중인 곳은 미국과 접경 지역인 멕시코 치와와주의 사우다드 후아레스, 코아우일라주의 살티요 등 두곳이다. 이 공장에서 만들어진 배터리는 테슬라와 포드 등에 공급될 예정이다.
다만, CATL은 미중 갈등에도 이번 북미 투자 계획을 완전히 포기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시기를 조율할 뿐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번 북미 투자 계획은 쩡위친 CATL 회장의 주도 하에 이뤄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