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인근. 날카로운 고음의 ‘위잉’ 소리와 함께 차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세계 최대 전기차 경주 대회인 ‘포뮬러E’ 서울 대회 ‘2022 하나은행 서울 E-프리’ 가 13~14일 이틀 동안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서 열렸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전기차 경주이자,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세계 최대 전기차 대회의 2021~2022 시즌 마지막 경기(15·16라운드)가 열린 것이다.

출전한 총 11팀의 22대 전기차는 올림픽 주경기장과 인근 차로에 조성된 서킷 2.6㎞를 빠르게 돌아 나갔다. 포뮬러원 같은 내연기관 레이싱 대회처럼 우렁찬 엔진 소리가 나진 않았지만, 레이싱카 ‘젠2’에 탑재된 최대 출력 250㎾ 모터가 내뿜는 진동음은 차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서킷이 좁고 커브가 많은 편이라 차량 간의 격차가 거의 없었다. 팬 투표로 특정 차량이 부스트(특별 가속)를 쓸 수 있는 등 색다른 규칙까지 접목되면서 선수들 간의 순위가 수시로 바뀌어 경기는 박진감이 있었다.

13일 본선 레이스 시작 2분여 만에 차량 8대가 동시에 사고가 나면서 경기가 일시 중단(레드플래그)되는 사고도 있었다. 차량의 큰 파손이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오전부터 내린 비로 노면이 젖으면서, 급커브에서 차량들이 일제히 미끄러진 탓이다. 이 때문에 이날 경주차량들은 최고 시속 230㎞에 미치지 못하는 속도로 경기를 진행했고, 커브에서는 차의 뒷바퀴가 밀려나가면서 레이서가 간신히 차량의 중심을 잡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여러 차례 반복되기도 했다.

이번 서울에서 막을 내린 포뮬러E 2021-2022시즌 챔피언은 ‘메르세데스-EQ’ 소속의 스토펠 반도른(벨기에)이 차지했다. 포뮬러E코리아 측은 이날 오전 치러진 연습 주행부터 예선, 결승까지 총 1만7500명의 관중이 잠실주경기장을 찾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