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기 제조 업체 SK시그넷이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지난 5일(현지 시각) 충전기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400kWh(킬로와트시)급 전기차 고속 충전기를 연간 1만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7월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미국 정부는 2032년 신차 판매 3대 중 2대(약 67%)를 전기차로 채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초엔 2026년까지 5년간 전기차 충전소 사업자에게 보조금으로 50억달러(약 6조5350억원)를 지원해 전기차 인프라를 확충하는 정책도 발표했다. 이 보조금을 받으려면 충전기가 미국에서 최종 조립되고, 외부 케이스도 미국산 철강으로 만든 것을 사용해야 한다. 또 내년 7월부터는 충전기 부품 55% 이상이 미국산이어야 한다는 조건도 붙는다. 이를 감안해 SK는 작년 10월 현지 공장을 인수해 충전기 생산 준비를 해왔다.

SK시그넷은 SK(주)가 약 2900억원을 투자해 2021년 인수한 회사다. 작년 매출 1623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공장 준공을 계기로 2025년 매출을 1조원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다만 전기차 판매는 물론 충전소·충전기 보급도 함께하는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경쟁이 부담이다. 테슬라는 최근 자사 전기차 전용 충전소인 ‘수퍼차저’를 다른 브랜드 전기차에 개방하는 등 충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