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노사가 현대판 음서제라고 하는 ‘고용 세습 조항’을 개정하는 대신 역대 최상급 임금 및 복지를 약속한 임단협안에 잠정 합의했다. 노조는 오는 20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해 합의안 확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기아 노사는 17일 16차 본교섭을 진행하고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양측은 핵심 쟁점이었던 단체협약의 ‘정년퇴직자와 장기 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문구를 삭제하기로 했다. 다만,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을 우선 채용한다’는 조항은 ‘업무상 질병’으로 고쳐 유지한다. 이는 2020년 대법원이 “산재사망자 유족을 특별채용하는 노조 단체협약 규정은 유효하다”고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양측은 대신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성과금 400%+105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5만원, 주식 34주 등 역대 최고 임금 인상과 직원 자녀 1000명을 외국에 보내는 ‘주니어 글로벌 봉사단’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올해 말까지 300명을 새로 채용하고 경기 화성에 대형 PBV(목적 기반 차량) 공장을 건설하는 내용도 합의안에 담았다. 기아 관계자는 “이번 합의를 토대로 경영 목표 달성과 미래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