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가 올해 출시하는 전기차 3종을 13일 모두 공개했다. 현대차는 첫 대형 전기차 아이오닉9을 출시했다. 기아는 PV5와 EV4 등 신차, 그리고 콘셉트카 EV2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다양한 차급의 신차를 출시해 새로운 전기차 구매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아이오닉9은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늘리고 가격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내놓은 신차다. 110.3kWh(킬로와트시) 배터리를 탑재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532㎞를 달릴 수 있다. 현대차의 전기차 중에 가장 긴 주행거리를 지녔다. 가격은 6715만원부터 시작, 동급의 기아 EV9(7337만원) 대비 600만원 이상 저렴하다.
EV4는 기아의 첫 세단형 전기차이고, PV5는 첫 목적 맞춤형 차량(PBV·Purpose Built Vehicle)이다. PV5는 목적에 따라 차체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PBV로, 도심에서 사람뿐 아니라 화물도 실어 나를 수 있게 설계됐다. 각각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출시된다. 콘셉트카 EV2는 작년 출시된 소형 SUV EV3보다 작은 모델로, 소형차 강세인 유럽차 시장 등을 염두에 둔 신차다. 출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세 차종 모두 이달 말 스페인 타라고나에서 열리는 ‘2025 기아 EV 데이’에서 공개된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모하비 주행 시험장 설립 20주년 기념행사를 지난 10일에 진행했다고 밝혔다. 모하비 주행 시험장은 현대차·기아의 ‘품질 경영’을 상징하는 장소다. 2005년 현대차∙기아는 모하비 사막 한가운데 약 1200억원을 투자해 여의도 면적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535만평)에 모하비 주행 시험장을 건립했다. 여름철엔 섭씨 54도까지 넘나드는 기후를 활용해 이곳에서 차량과 부품의 열 내구성을 평가하고 냉각 성능을 시험·검증한다.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완성차 담당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 양희원 사장(R&D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은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면서 AI(인공지능), 로봇 공학,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 전동화, 수소 기술과 같은 선구적인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 이런 혁신을 위해 모하비 주행 시험장과 같은 연구 시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