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각) 자동차 관세율이 25% 수준이라고 언급하면서,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기업들이 수조원대 손실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동차 관세율을 묻는 질문에 “난 아마 여러분에게 4월 2일에 이야기할 텐데 25% 정도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 지난 14일 자동차 관세 부과 시한을 ‘4월 2일’로 정한 데 이어 구체적인 관세율까지 공개한 것이다. 다만 그는 “우리는 그들(기업들)에게 (미국에 투자하러) 들어올 시간을 주고 싶다. 그들이 미국으로 와서 여기에 공장을 세우면 관세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에게 약간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수입 시장에서 사실상 1위 국가에 오른 한국의 피해가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작년 미국이 수입한 자동차 802만대 중 한국산은 154만대였다. 멕시코(296만대)에 이어 우리나라가 미국에 자동차를 둘째로 많이 수출하는 나라에 오른 것이다. 1위인 멕시코가 미국 자동차 빅3인 GM, 포드, 스텔란티스, 그리고 일본 자동차의 생산 기지 역할에 머무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이 사실상 1위인 셈이다.
한국 자동차 기업들은 미국이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수조원대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앞서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10% 관세를 부과하면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이 4조300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세가 이보다 높은 25%로 책정될 경우, 단순 계산하더라도 영업이익에 수조원 타격이 예상된다. 작년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은 약 26조 7000억원이었다. 국내 생산량의 90% 이상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GM 한국 사업장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사실상 대미 수출길이 막힐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